그래도 너다

by 루카
아이를 만나고 오래도록 나는 힘들어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너무 힘들어서 절대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싫다. 어쩌면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되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아니면 유독 나의 체력이 약하거나, 육아에 체질이 아니거나. 이유를 생각하자면 끝이 없다. 물론 그것이 쓸모없는 작업은 아니었다. 나를 생각하면서 다시 돌아보는 것은, 그리고 반성이나 성찰을 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었다.

다만 내가 육아를 힘들어했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를 힘들어하는 내가 모성애가 없고 잘못된 사람 같았다. 남들은 잘하는데 나만 제대로 못하고 뒤처지는 기분과 동시에 나는 잘할 수 없다는 자기 비난으로 온통 나를 채웠다. 그리고 혼자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도움을 청할 줄도 몰라서 나는 나를 자꾸만 내몰았다. 아이를 키우는데 왜 그렇게 힘들어하냐고 질책했다.

나는 육아를 하는 내내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렇게 내 탓을 하게 만든 아이가 귀찮고 싫어지는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를 내모는 순간에도 아이가 있어서 나는 살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잘해보고 싶어서 힘들었던 거지 아이 때문은 아니라는 것도 이제는 안다.

오히려 아이는 내가 힘들 때 위로가 되었고 내 삶이 싫어져서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었을 때 나를 잡아주었다.

저 어린아이가 엄마가 없으면 어떻게 사냐는 마음이 오히려 나를 살리고 있었음을 지금은 깊이 알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전에는 모르던 것들이었다. 키우면서 힘들어하는 날만 있었지 즐거울 틈이 없었던지라 아이는 왜 울고 시도 때도 없이 사람을 귀찮게 하는지 생각하는 날들도 있었다. 무척이나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서 육아에 학을 떼는 내가 되었지만 그래도 다시 육아를 시작해야 되는 순간이라면 나는 다시 돌아가도 너를 택할 것이다. 당시에는 힘들고 지쳐도 너라서 내가 있다. 네가 없으면 오히려 쉬웠을 무언가가 어렵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래서 나는 다시 너를 마주할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어떤지는 모른다. 하지만 내 아이만큼은 내가 잘 알아서 아니, 네가 나를 살려서 나는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너를 택할 것이다.

목적 없이 네가 나를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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