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가 알을 낳았다!
새집 안에 둥지를 튼 걸 확인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어갔을 때였다.
알은 총 7개. 하얀 바탕색에 적갈색의 점무늬들이 있는 알.
처음에는 프로토콜대로 새집을 몇 번 두드렸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혹시나 새집 안에 어미새가 있을 경우, 잠시 두드려서 어미새가 먼저 나가게 해 주고, 사람이 잠시동안 관찰할 수 있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무작정 새집 문을 열어버리면, 안에 있는 어미새가 놀라서 둥지를 버리고 도망가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두드리고 새집에서 아무 소리가 안나는 걸 확인하고 문을 열었는데, 새집 안에서 어미새가 후다닥 하고 나왔다.
너무 당황해서, 알 사진만 빨리 찍고 문을 닫고 도망 나왔다.
어미새가 옆에 있는 나무 가지에 앉아서 한동안 엄청 시끄럽게 울어댔다. 미안해.
혹시나 어미새를 놀라게 해서 어미새가 둥지를 포기해 버리는 건 아닌지 너무 걱정됐다.
나 때문에 둥지를 포기하게 된다면 그 죄책감은 너무 클 것 같았다.
그래서 한동안 창문 너머로 어미새가 둥지로 돌아오는지 계속해서 지켜봤다.
그 사이에 인터넷 탐조 커뮤니티에, 어미새가 알을 품고 있을 때 새집 문을 열어버렸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질문 글까지 올렸다.
다행히, 한두 번 정도는 괜찮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어미새도 얼마 후에 시끄럽게 우는 걸 멈췄고, 다시 새집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 마음이 놓였다.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