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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J Kim Jun 26. 2019

홍콩에서 심천(Shenzhen) 가기

홍콩 여행

아는 분은 알겠지만, 중국의 신흥 상업 도시인 심천(션전)은 홍콩에서 매우 가깝다.

위챗을 가지고 있는 '텐센트'나 드론으로 유명한 'DJI'같은 중국 IT회사들의 본사들이 많다.

그래서 요즘 집값도 엄청나게 올랐고, 어디서 듣기로는 북경이나 상해보다도 집값이 비싸다고 한다.


심천은 홍콩과 같은 광동 Province로 국경이 붙어 있어서, 버스나 지하철로 왕래가 잦다.

나도 심천이나 광저우 출신의 친구들이 몇 명 있어서, 가끔 시간이 나면 심천으로 놀러 가서 핫팟을 먹고 마사지를 받고 오고는 했다. 심천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홍콩에 비해서는 훨씬 저렴했기에, 우리 같은 학생들이 마음껏 놀고먹기에 좋았다.




심천에 가는 방법은 보통 2가지가 있다. 버스 또는 지하철.

심천도 중국인 관계로 비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심천은 자유 특구이기 때문에 비자 발급이 까다롭지는 않다.

비자가 없을 경우 홍콩에서 지하철을 타고 Lo Wu 역에서 내리면 국경에서 바로 5일짜리 도착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것도 웃긴 게, 국적에 따라 비자 발급 비용이 다르다.

비자발급 장소 (Visa on Arrival)

위 사진과 같이 우리나라 포함, 대부분의 국가들은 168위안만 내면 되는데, 따로 명시된 국가들은 비용이 제각각이다. 특히 중국이 싫어하는 미국 같은 경우 한 번 가는데 956위안이나 내야 한다.

더 어이없는 것은 일본인은 중국 갈 때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는 거다. 중국과 일본도 외교 관계가 별로 좋지 않을 텐데, 일본인들은 그렇게 특혜를 준다는 게 좀 의외다.


그래서 비자가 없을 때는 지하철을 타고 Lo Wu역에 가서 비자를 받아서 가면 되고, 나는 1년짜리 비자가 있었기 때문에 보통 버스를 타고 갔다. 버스는 완차이에 있는 마카오 페리 터미널 근처에서 탈 수 있고, 돌아올 때도 내렸던 곳에서 타면 된다.

심천 가는 길

버스를 타고 가서 보이는 것처럼 Shenzhen 간판만 따라서 가면 되니까 어렵지는 않다.

심천에 도착하면 아래 사진처럼 역 앞에 택시들이 쭉 기다리고 있으니, 택시 타고 원하는 곳에 데려다 달라고 하면 된다.

우리는 보통 Hot Pot이라고 하는 중국식 훠궈를 자주 먹었다.

홍콩에도 훠궈 집이 많기는 하지만, 중국 친구들은 확실히 중국 것이 더 맛있다고 한다. 그리고 심천에는 홍콩에서 먹기 힘든 무지하게 매운 스타일의 훠궈 집이 있다.

여기가 우리가 자주 가던 집인데, 항상 저렇게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중국 친구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다녔던지라, 안타깝게도 정확한 가게 이름이나 위치는 모르지만, 중국어 하는 사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말 정말 x100 맵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일본 친구들은 먹을 때마다 땀과 눈물을 줄줄 흘린다.


그래서 일본 친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가끔 이렇게 좀 덜 매운 훠궈 집을 가기도 했다.

특히 심천이나 광저우 지방이 이런 것 같은데, 왼쪽 사진과 같이 음식점에 가면 컵과 접시가 뜨거운 물과 함께 나온다. 봉지에 쌓여 있기도 하고, 봉지 없이 그냥 주기도 한다. 우리 같은 외국인들은 그냥 나오는 차인 줄 알고 바로 따라서 마시기도 하는데, 이게 사실은 뜨거운 물에 식기들을 한 번 씻으라는 용도라고 한다. 뜨거운 물로 컵과 접시를 한 번씩 헹구고 나서 가운데 대야 같은데 부어서 버리면 된다. 이게 광동 스타일이라고 한다.

자기들도 중국의 위생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심천에 가면 저런 귀티 나는 칭다오 맥주도 먹을 수 있다. 좀 더 좋은 거라고 하는데 맛이 특별한지는 모르겠다.


가끔 한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심천까지 가서 한식을 먹기도 한다. 홍콩보다 훨씬 저렴하게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Oct Wetland Park

Oct Bay라는 깔끔한 호수 공원이 있는데 여기에 괜찮은 레스토랑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 우리 백 주부님의 본가도 자랑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본가

그래서 가끔 중국음식이 너무 지겨우면, 본가 가서 우삼겹을 먹기도 했다.

중국에서 먹는 본가. 뭔가 더 색달라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실컷 먹고 놀고 마시고 나서, 마사지까지 시원하게 받은 다음에 새벽 버스를 타고 홍콩으로 돌아오면 주말이 후딱 가고는 했다.


여기서 팁 하나!

별로 마사지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 홍콩에서는 한 번도 마사지를 받은 적이 없는데, 심천에 놀러 가면 워낙 저렴하니까, 뭔가 마사지를 안 받으면 손해인 것 같아서, 한 번씩 가고는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마사지받을 때, 시간 관리를 꼭 잘해야 한다!

보통 다른 나라에서 마사지를 받을 경우, 예를 들어 한 시간짜리 코스라고 하면 한 시간의 마사지가 끝나고 나면 이제 일어나서 집에 가라고 하는데, 중국 같은 경우 (아니면 내가 갔던 곳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버려둔다. 그래서 원하면 계속 그 자리에서 푹 잘 수 있다.

진짜 땅이 넓고 방이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한 번은 술에 잔뜩 취해서 12시쯤 마사지받으러 갔다가 곯아떨어져서 아침 7시까지 있었던 적이 있다. 그동안 와이프는 수십 통의 전화를 했는데,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받을 수도 없었고... 내가 봐도 의심스러운 상황이기는 했다. 그래서 사흘 밤낮으로 싹싹 빌었던 적이 있는데, 마사지받을 때 꼭 알람을 맞춰놔야 한다!  아니면 1박 2일로 놀러 갈 경우, 호텔 예약하는 대신 이렇게 마사지받고 그냥 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돌아올 때는 올 때와 동일하게 버스를 타고 오면 된다.

48 HKD 주고 완차이까지 오는 버스를 타면 되는데, 중간에 한 번 여권 검사 때문에 내렸다가 타야 되는 게 좀 귀찮기는 하지만 지하철에 비하면 훨씬 편하다.     

홍콩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로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으니, 시간적인 부담도 없고, 뭔가 다른 나라로 가는 기분이라서 홍콩에서 놀 때와는 다르게 리프레쉬되는 느낌도 있다.


우리나라도 북한이랑 통일되면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놀 수 있으려나...

국경을 넘나들며 술 마시러 다니고, 참 재미있는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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