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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ow Jul 25. 2018

[여행기록] 치앙마이 한 달 살기 DAY 03

180723 월. 치앙마이

오늘 한 일 : 카페에서 라떼, 님만해민 탐방, 건물 1층 마사지, 수영장, 구글 지도 정리

1.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으니 파란 하늘이 보인다. 청량한 공기에 새소리에 실려오고 간밤에 내린 비에 젖은 나무 냄새가 나서 기분이 좋아졌다. 발코니에 앉아 있는데 벌써 삼일 째구나 싶다. 삼일 째인데 벌써 가기가 아쉽다.

아유 좋아


2.
오늘도 뭘 할지 몰라 집에서 비적비적대다가 카페에 가기 위해 무작정 님만해민으로 나가 슬렁슬렁 탐방. 여행자들은 어딘가로 떠난 것인지 11시의 님만해민은 한가했다. 사실 가게들도 이제 문 여는 분위기인 것 같고. 곳곳에 저마자 개성있는 감성으로 꾸며 놓은 가게며 카페들이 많다. 식물들이 많으니 분위기가 더 사는 것 같군.




님만을 돌아다니다가 나무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입구를 꾸며 둔 카페가 있길래 들어왔다.
이름은. Wann Cafe. 산양을 컨셉으로 잡은 것인지 의자가 양 모양이다. 나무 인테리어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곳. 65바트짜리 라떼도 맛있다. 음악이 좀 잔잔했으면 딱 내 맘에 들었을텐데.

일기 정리


3.
마야몰에서 또 생필품들을 주워담았다. 회원카드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마야몰 4층 시장통 같은 푸드코트에서 40바트짜리 닭튀김 덮밥을 시켜먹었다. 이제 여긴 오지 말아야겠다. 맛없음.

4.
너무나 졸려 집에 돌아왔는데 건물 여기저기에서 드릴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도무지 쉴 수가 없는 상태라 건물 1층에 있는 마사지 샵에서 한 시간동안 발마사지를 받았다. 그런대로 쉴만했지만, 나는 빡빡 눌러주는 중국식 마사지를 선호하는 편이라 좀 약하다고 느꼈다.

5.
수영은 커녕 물에도 못 뜨는 인간이라 뭔가 좀 부끄러워서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도둑놈처럼 살글살금 수영장에 가 봤다. 크로아티아 갔을 때 일행에게 가르침을 받아 잠시 뜰 수 있었는데, 고새 그마저도 잊어버린 모양이다. 연습을 한답시고 물 속에서 버둥버둥 거리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추워서 금방 나왔다.

6.
저녁 먹으러 님만 Hong Tauw Inn
풍성하게 먹어보자 싶어 파인애플 커리, 팟카파오무쌉, 브라운 라이스, 싱하비어를 주문했다.

팟카파오무쌉은 다진돼지고기에 고수와 마늘쫑 같은 것을 맵고 짭잘한 소스에 볶아내어 나왔다. 왠지 중국 음식과 비슷한 느낌. 아쌀하게 매운 것이 맥주 안주로 딱이다.

난 스팀드 브라운 라이스를 의미했는데 웬 파인애플에 담긴 밥이 볶음밥이 나와버렸다. 한참이 지나도 커리가 안 나오는걸 보니 파인애플 브라운 라이스 볶음밥으로 잘못 들은 모양이다. 어쩔 수 없지.



브라운 라이스는 흑미밥 비슷한 색의 쌀인데 쟈스민쌀보다 좀 더 찰기가 있고 씹는 맛이 있다. 단 맛음 파인애플에서 나오는 것일까 쌀에서 나오는 것일까. 곁들여 나오는 국물엔 웬 해초가 떠 있어 놀랐는데 김국 같은 맛이 난다. 쪽파를 띄운 오뎅국물에 김이 들어간 느낌. 감칠맛이 나서 좋다.

볶음밥 간이 짜지 않아서 팟카파오무쌉을 반찬처럼 얹어먹어보니 단짠의 조화가 딱이다. 여기에 차가운 싱하 비어로 쌉쌀하게 입가심을 하니 온갖 맛들이 정돈되면서 바로 다음 한 입을 밀어넣게 된다.



세상에 처음 먹어 보는 놀라운 맛은 아니지만, 익숙하게 계속 당기는 맛이 있다.

잘 먹어버린 것이지영.

7.
밤 중에 드디어 구글 지도에 갈 만한 장소들을 정리해 저장했다. 미리 해 왔어야 한 것을 이제서야 하고 나니 홀가분해 지는데, 동시에 아무 것도 안 하러 왔다고 큰소리 쳐 놓고 아무 것도 안 하려니 또 불안해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나에게 코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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