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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투자 IR 준비하기

IR Deck 준비과정

by Luke Chun

오랜만에 글을 다시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창업부터 스타트업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것들과 경험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인 엔젤투자 IR Deck 준비하는 것에 대해 공유드립니다. 총 3단계로 나눠서 준비를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1단계: 투자자 페르소나를 정의하라


IR자료를 만들기 전, 가장 먼저 할 일은 '누가 이 자료를 볼 것인가'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엔젤투자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업계 전문가형 엔젤: 자신이 잘 아는 산업군에 투자하며, 팀보다 아이디어와 시장 가능성을 중시

전직 창업자형 엔젤: 창업자 고충을 이해하고 팀의 실행력, 창업자의 태도에 큰 비중을 둠

재무투자형 엔젤: 엑싯(Exit) 시나리오와 수익률을 가장 중요시 여김

IR 자료는 이들에게 공통된 메시지를 주되, 강조점은 약간씩 다르게 배치해야 합니다. 즉, "누구에게 말하느냐"를 정하고 나서야 "어떻게 말할 것인가"가 나옵니다. 만약 불특정 다수에게 덱을 배포할 예정이면 개인적으로 전직 창업자형 엔젤에게 초점을 두고 페르소나를 정의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2단계: IR Deck의 골격


엔젤투자자용 IR 자료는 너무 길면 집중력을 잃고, 너무 짧으면 신뢰를 잃습니다. 다음과 같은 구조를 따라서 핵심만 간단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1. One-liner (한 줄 소개)

- 제품/서비스를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장 : 이게 의외로 어려운 과제입니다. 대부분 초기 스타트업들은 본인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한문장으로 쉽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예) AI STT(Speech-toText) 기술을 활용하여 App/Service로 만드는 경우 : "사람들의 대화를 자동으로 정리해 주는 서비스"처럼 어떠한 최대한 단순하고 쉽고 직관적인 문장으로 제작해야 합니다.


2. 문제 정의 (Problem)

- 현재 시장의 Pain Point를 수치와 사례로 만들어야 합니다. 초기에 유저나 고객이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 뉴스 기사나, 해외 기업의 투자 혹은 R&D/Demo 사례 등 이슈가 될만한 것들을 활용하여 "문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3. 해결 방법 (Solution)

- 기업의 기술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형태로 제시 해야합니다. 우리 기술이 왜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딱히 기술이 무슨 문제를 해결하는게 아니라면, 향후 미래 트렌드는 이렇게 변할것이니 거기에 대한 시장을 먼저 개척할 수 있는 용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향후 미래에는 회의록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없을거고 AI가 알아서 회의록 정리하고 사람마다 To-do list와 일정까지 관리해 줄 겁니다. 당사 STT 기술이 먼저 시장을 개척하여 자리 잡겠습니다"라는 형태로 스토리를 풀어써도 됩니다.


4. 시장 규모 (Market Opportunity)

- TAM(전체시장)/SAM(유효시장)/SOM(수익시장)와 같이 세분화하여 시장 규모를 측정해도 되나, 초기에는 전체 시장 하나로 통일하여 소개해도 괜찮습니다. 시장이 충분히 크다는 인식을 주면 좋습니다. 만약에 해당 기술이나 서비스의 시장이 좁을 경우 "~개발/개선을 통해 OO시장을 공략합니다"라는 형태로 확장/확대 가능한 시장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5. 제품/기술 (Product/Technology)

- 제품이 있는 경우 동작방법, 보유 특허 등 어떤 기술인지를 설명하고 경쟁사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표를 만들어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향후 R&D Roadmap을 통해 개발 의지와 계획을 보여주는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것은 계획이 너무 길거나 자금이 너무 많이 투입되는 계획은 오히려 부담감을 높일수 있습니다. 보통 엔젤투자 단계에서 1~2억 정도 투자 받을건데 인건비, 운영/관리비 등을 제외하고 1~2년이내 현실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는것이 바람직합니다.


6. 비즈니스 모델 (Business Model)

- 구상하고 있는 사업 모델을 제시하면 됩니다. 만약 구독형 SaaS 서비스일 경우 freemium부터 구독 상품의 가격들을 제시하면 될것 같습니다. 해당 기술/서비스에 맞는 수익구조와 타당성을 강조하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당사 기술/서비스를 제시하는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경쟁사가 소량 & 고가로 제공하고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대량 & 저가로 제시할 수 있다는 스토리가 매리트로 들릴것 같습니다. 혹은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서비스이면 설득력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7. 경쟁분석 (Competitive Landscape)

- 경쟁이 있다는 걸 부정하지 말고, 오히려 시장의 존재를 증명하는 요소로 활용 하시길 바랍니다. 경쟁사가 없다는 것을 반대로 해석하면 "(시장이 없어서) 아무도 하고 있지를 않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경쟁사 2~3개 정도가 있어야 하고, 해외에서는 투자를 받았으나 국내에선 아직 투자 받은 사례가 없는 상황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8. 실적 및 트랙션 (Traction)

- 서비스일 경우 사용자 수나 반복 사용률와 같은 지표를 제공하면 되지만 연구개발이 필요할 기술일 경우 현재 진행중인 영업 현황들을 리스트업하여 제시하는것이 좋습니다. 영업은 반드시 매출이 없어도 됩니다. PoC나 MOU와 같은 성과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이미 대화가 끝난 업체도 영업 현황에 넣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기술 개발/개선 후 다시 영업을 진행할것이라는 이야기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9. 팀 구성 (Team)

- 핵심 멤버들의 배경과 이력을 중점으로 소개하면 됩니다. 연구개발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넣는 것을 추천드리며, 풀타임이 아닌 사람들은 "추후 풀타임 전환 예정"이라고 표기하여 소개해도 좋습니다. Advisor도 포함시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유명인은 아니여도 괜찮지만 그래도 해당 시장에서 인사이트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팀에 포함되어 있는것이 보기에 좋습니다.


10. 재무 계획 (Financials)

- 현재 조달하려는 금액을 명시하고 자금 사용 계획(인건비, 연구개발, 운영/관리)과 기대 성과를 작성하시면 됩니다. 방향성과 실행력을 강조하시고 반드시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서비스를 어떤 단계까지 개발시키겠다는 계획을 작성하시길 바랍니다. 벨류에이션은 초기에 기재하지 않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벨류에이션은 구두를 통해 상담 & 협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길 바랍니다. 초기 투자 단계는 벨류에이션 협상력도 떨어지고, 투자자마다 초기 벨류에이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벨류에이션은 기재하지 않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11. Vision (Exit Plan)

- 우리 회사가 향후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비전을 제시하고 하고 향후 회사가 성장한다면 어떤 엑싯(exit)을 하고 싶은지 작성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많은 스타트업의 IR자료들을 작성하면서 대부분 엑셋을 IPO로 목표 설정한 것을 봤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IPO까지 한다는 것은 0.5% ~ 0.7% 임으로 매우 희박하다. M&A나 전략적 투자/제휴를 통해 2차 성장을 계획하는 현실적인 방안도 추천드립니다.



3단계: 숫자와 논리보다 더 중요한 것 – 신뢰와 공감


IR자료의 품질은 단순히 디자인이나 데이터가 아닙니다. 엔젤 투자자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은 자신을 팔아야 합니다. 여기서 자신을 판다는 것은 인적자본 (학력, 경력, 자격증 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을 의미합니다. 현재 기술과 서비스가 부족하더라도 이 사람이라면 내가 믿고 투자할 수 있겠다는 믿음과 신뢰를 팔아야 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투자자와 대화를 하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미팅 때 준비하고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창업자의 말투, 표정, 진정성 있는 설명이 설득력의 절반

사업 실패 경험, 팀원들과의 협업 사례, 창업동기 등의 진정성 스토리

유저 피드백, 베타 테스트 사례, 직접 인터뷰 영상 등 ‘사람의 목소리’ 활용

엔젤투자는 논리보다도 "내가 이 사람과 5~10년 함께할 수 있을까?"라는 감정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IR 자료는 결국 ‘신뢰’를 전달하는 수단이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 나만의 IR Deck을 갖는다는 것

IR 자료는 단지 '한 번 쓰고 버리는 문서'가 아닙니다. 매 라운드마다 업데이트하고, 팀 내 공감대를 만들고, 투자자와의 약속을 정리하는 살아있는 전략 문서입니다. IR자료를 통해 '사업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입니다. 스타트업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신뢰로 만들어지는 여정입니다. 그 여정을 시작하는 첫 페이지, 바로 여러분의 IR Deck입니다.



IR 투자 & 신사업 컨설팅 연락처 : lukecarre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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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영상 : Y Combinator : "How to pitch your seed stage..."

https://www.youtube.com/watch?v=lw2X3PxK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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