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주 소장 Mar 07. 2024

일과 삶의 Ctrl + Z

좋은 후회의 힘

흔히, 후회 없는 삶은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많은 성취를 이룬 사람들을 가까이서 만나보면 의외로 후회하는 것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회가 많은 삶은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먼저 도전하지 않고 위험 감수도 없이 안전한 길 위주로 살아 와서 후회할 계기 자체가 적은 경우다. 다음으로는 나름 의미있는 도전을 해서 기대된, 예정된 리스크를 겪고 실패도 맛본 경우다. 의도된 실패와 후회라고 할까?

전자는 우리 동네 앞산 옆산 뒷산만 등정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된다. 후자는 히말라야 12봉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알고도 실패를 맛보는 산악인을 생각해보면 되겠다.  

목적과 의미가 있을 일이라면 성취감만큼이나 후회스런일도 있게 된다. 호사다마라는 말도 있듯이, 큰 기회가 오고 목표가 높은 만큼 리스크도 많다. 누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여 실수나 낭비 요인을 줄이니는 지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드라이브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다니엘 핑크가 오랜 만에 후회의 재발견(The Power of Regret)을 출간했다(2022년). 이 책은 인구통계학적 변수를 고루 안배해 선정한 약 4,824명에 대한 체계적인 전화면접 설문조사 결과(2021년)에 기반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18%만 후회할 일이 전혀 없다(1%) 또는 거의 없다(17%)로 답했고, 가끔 후회한다(39%), 자주 후회한다(24%), 늘상 후회한다(21%)로 나타났다. 84%가 후회하는 삶을 산다고 답한 것이다.

후회하는 내용은 가족-배우자-교육-직업-재정-연애-건강-친구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 배우자, 애인, 친구 등은 관계적 후회이고 교육, 직업, 재정, 건강은 경력과 자기 관리에 관한 후회다.

후회하는 이유의 유형은, '그 일을 했더라면(기반성 foundation 후회)', '좀 더 도전하고 감수했더라면(대담성 boldness 후회)', '더 옳은 일을 했더라면(도덕성 moral 후회)', '손을 내밀었더라면(관계성 connection 후회)'  등의 4가지 범주로 그룹핑(요인화)되었다.

후회에 대한 처방도 내어 놓았는데, 그것을 인정하고 되돌리는 노력을 하는 것과 함께, 그 후회 자체를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고 과연 그것이 후회할 일인지 재조명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밖에 7가지 스킬도 제안했지만 크게 와닿는 내용은 아닌 것 같아서 권하고 싶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시한 핵심은,  1)후회할 일인지를 잘 살펴보고 구분하고 성찰하는 것, 2)진정 후회할 일이라면 원인을 없애고 반복되지 않는 데에 초점을 두는 것, 3) 후회할 일은 드러내고 인정하고 함께 해결할 때 진정한 회복과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동일한 실수나 실패를 반복하기(Ctrl+C & Ctrl+V)보다는, 가능한한 성찰하고 치유하고 회복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지혜(Crtl+Z)를 이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후회는 혼자만 하는 것도 아니고 당사자들과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이엘 핑크의 양대 명저를 종합해보니, 일을 향한 동기부여(Drive)를 강화하면서도, 일을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작고 크게 나타나는 후회(Regret)를 잘 소화하면서 가야한다는 메세지로 연결되고 있었다.


2024. 경영학박사 김현주

성과와역량연구소 대표

#후회의힘 #다니엘핑크 #CtrlZ

작가의 이전글 무엇이 나를 일하게 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