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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박사 Dec 01. 2022

축구장과 직장, 심판과 리더

2022 월드컵 한국전과 가나전에서 전반전 초중반까지 우세를 보이던 한국팀이 갑자기 활력이 떨어지고 조직력에 금이 간 사건이 있었다.


VAR로 명백히 핸드볼로 나온 것을 주심이 VAR로 뛰어가 직접 보지도 않고 원격 통화만으로 핸드볼이 아니라고 판정을 한 것이다.


이후에도 엘로우 카드감 백태클 넘어가기 등이 교모하게 이어졌다. 후반 마지막에는 로스 타임 무시하고 코너킥도 생략 당했고 한국팀 감독은 몇 마디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오늘 티타임 중에 불현듯 우리가 족구 월드컵을 주최해 유럽국, 석유부국을 포함해 A~G조를 짜고 아시아 심판 위주로 짜서 핸드링 못 본 척하고 코너킥 빼버리면 어떨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서 리더가 공정성을 상실하는 순간 구성원들은 일할 맛이 훨씬 덜 나게 되는 현상과 대비가 되었다. 사심이 가득한 편애적 리더가 있는 부서는 잘 돌아가지 않다. 잘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면 50% 수준으로도 잘 돌아가 보이는 뛰어난 멤버들이 있는 곳일 테다.  


반면 공정하고 뛰어난 심판을 만나면 반칙왕들의 영향력이 급락하고 실력 있고 성실한 선수들이 자연스레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부상도 적어진다. 실력이 없던 멤버들도 어떤 것이 정상이고 성과가 나고 역량이 증진되는지 정연하게 알 수 있으므로 나날이 발전하게 된다.


너무 예민하고 엄격한 심판이 경기를 운영하면 선수들은 휘슬 소리에 경기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일거수 일투족 마다 휘슬을 불어대니까 말이다. 이런 경기가 많아진다면 재미가 없어지고 관중은 줄고 축구 침체기가 오고 말 것이다.


간혹 역공정성을 나타내는 리더도 있기는 있다. 자의식이 지나친 나머지 오히려 남들이 공정하지 않다고 할까봐 멀쩡한 멤버를 오히려 역차별하는 경우를 말한다.


역공정성은 더 문제겠지만 현실에서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사심이나 텃세(Glass Ceiling)에 따른 차별적 취급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마련이다.  


이런저런 시비가 있으니 그냥 심판 없이 일하면 더 좋지 않을까? 일시적으로는 정상적인 게임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은 그냥 동네 축구, 깡다구와 말발 쎈 사람들이 수시로 우기고 시시비비로 허송하는 수준을 벗나지 못할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만인의 만인을 위한 다툼의 장소가 되기 십상이다. 호라크러시도 책임감 있고 유능한 창업자가 공정하고 강력한 심판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관리자 없이도 잠시 잘 나가는 듯 보인 것이다.


잘나든 못나든 심판이나 리더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긴 하겠다. 그래서 좋은 리더를 육성해내는 회사와 못하는 회사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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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전후유증 #조직내정의 #공정성


그림: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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