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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바 라이팅 Sep 21. 2019

존 윅 : 파라벨룸, 인종에 대한 성서적 클리셰

[폼나는 문화ㆍ예술 간보기]

존 윅 3편을 보면서, 어~ 어~ 하는 생각에 설마~~~ 하면서 중반부를 넘어갔다. IPTV를 통해 보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지만, 지금이라도 놓치지 않았다는데 만족했다. 그런데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존 윅 3편 파라벨룸을 보면서 감독이 매우 유럽적이고 미국적인 감성을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글로벌 세계인이면서도 서구 문화의 마니아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유럽권 문화에서도 소외된 북부, 동부, 집시계의 문화를 주류 서구 유럽의 정통 문화와 잘 연결시켰다. 그리고 일본과 중국에 대한 근현대사적 클리셰는 약간의 웃음도 안겨준다. 내가 받은 이콘적 클리셰를 뜯어보자. 스테레오 타입이 더 맞으려나? 감독을 존경하는 마음에서는 이콘적 클리셰라는 애매한 단어로 종지부를 찍자.

콘티넨탈 호텔을 사수하는 윈스턴은 2차 세계대전의 영국을 상징한다. 존 윅이라는 자유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최고회의에게 처단당할 각오까지 하며 도와주고 존 윅과 함께 콘티넨탈 뉴욕지점을 사수한다. 그리고 그 윈스턴을 구하는 데는 존 윅과 흑인 파트너가 큰 역할을 한다. 콘티넨탈 호텔이라서가 아니라, 뉴욕이라서 최고 회의가 더 이상 전쟁을 벌일 수 없다는 자신감을 비치며, 합의에 성공한다.

최고 회의는 영어로 High Table로 지칭했는데 아는 히틀러에 대한 클리셰다. 그래서 최고회의의 결정과 최고회의에 대한 충성은 콘티넨탈, 즉 유럽적 세계가 당시 취해야 할 생존 체계이다. 또한 심판관의 목에 새겨진 독일어에서 이를 더욱 강조한다. 콘티넨탈에서의 존 윅의 살인은 전체주의로 정복된 유럽 대륙에서의 반란이고 이는 뉴욕, 즉 미국에서 지켜내어져 소호의 역할을 해 주고, 다음 편을 암시한 마지막 장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후의 더 큰 반란과 전체주의의 몰락을 예고한다.

7번의 베임으로 죽은 도시의 갱은 하느님의 기독교적 선민의식 아래 유대인을 참살한 점을 고려할 때, 우주의 창조주 하느님의 창조 기간을 통해 생명의 앗아감에 대해 대비한다. 그리고 전체주의가 뺏은 줄 알았던 그 생명은 죽지 않고 버텨내어 하느님의 생명은 하느님만이 거둘 수 있다는 신성을 보이고, 이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최고 회의를 깎아내린다.

동방정교의 십자가 표식으로 벨로루시의 아들로서 자신을 구해달라고 존 윅이 부탁하는 구 러시아계의 여인은 유럽적 주술로 비치며 마법의 동방 여인으로 스테레오 타입을 만든다. 그리고 존 윅과 대화하는 어두운 방에서 존 윅의 등 뒤에 걸린 카라바조의 그림은 압도적 군사력을 가진 적장의 목을 베는 유디트의 모습을 통해 존 윅의 무모한 전쟁을 은유하고 빛과 어둠의 대비를 미학으로 삼았던 카라바조의 작품을 통해 주술적 어둠의 마법을 가진 그녀가 존 윅을 긍정적 미래를 이끈다는 클리셰를 보여준다. 그래서 존 윅은 부탁한다.

날 카사블랑카로 데려다줘요.



2차 세계대전 당시 카사블랑카는 미국으로 피난을 떠나는 유럽인들의 마지막 EXIT였다. 그래서 카사블랑카에 모여 미국을 향하는 여객선에 몸을 싣는 순간, 자유 대륙의 신민으로 새 삶을 살게 된다는 설정이다. 그런 카사블랑카에 존 윅을 데려다주는 역할을 한다.

평가라는 상호의 비 내리는 스시집에서 새로운 제안을 건네받는 일본 사무라이가 콘티넨탈 호텔에서 코믹한 표정으로 왕팬이었음을 토로하며 그저 곁에서라도 그를 바라보고 싶은 팬심을 보이다, 거절당하고 무시당하자 그는 존 윅에게 갑자기 울부짖는다.


우리도 너희들과 똑같다. 절대 다르지 않다!



서구 열강의 정통성과 힘 앞에서 굴복했던 과거의 봉건 일본을 떠나 제국주의 일본의 우월성과 자존감을 보여주려는 자격지심이다. 이 자격지심이 2차 세계대전의 오판과 무모한 미일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존 윅에 의하여 갖은 권모술수를 사용하고도 쓰라린 죽임을 맞는다. 독일과 일본으로 상징되는 최고 회의가 존 윅을 처단하려는 모습에서 2차 세계대전을 희화한 코믹스 장르의 플롯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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