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 당하다!

어쩔 수 없이 시작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by 미니크

나는 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게 되었는가?


환경보호? 자원순환?

무소유?

허세를 너무 오글거려하는 성격?

정신건강?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시작은 내 대학생활 경제적 압박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다. 여유 있었던 가정형편이 기울면서 난 생활비를 직접 벌 수밖에 없어졌고, 여유 자금이라 생각한 '용돈 외 수입'이라는 존재가 내가 먹고 자는 기본생활의 유일한 동아줄이 되었다. 발등에 덜컥 '생활비'라는 작지만 어마 무시한 불이 떨어 나는 돈을 아끼고 또 아낄 수밖에 없었다.


Born to be money lover (ft. 짠순이)라 원래 돈을 함부로 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를 계기로 반강제로 '물건 덜 사기', 정확히는 돈이 아까워서 '물건 못 사기'를 실천하게 된다.


이후 무조건 싼 거에만 집착했던 시기 (내가 못 고른 탓인지 성공보단 실패가 많았음), 비우기 기준을 계속 변경해나가는 시기 등을 거쳐 결국 구매하는 금액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심비가 중요하다는 걸 마음 깊이 깨닫는다. 이후 나는 물건을 구매할 때 3번 이상 생각하고, 조금 불편해도 기존 물건 활용이 가능하다면 굳이 새 물건을 사지 않게 되었다. (예. 물 끓일 때 커피포트 대신 냄비 사용 등)


10여 년 전만 해도 미니멀리즘, 미니멀 라이프라는 단어도 생소했고, 무엇보다 나는 그냥 내가 처한 상황에 맞게 변화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반강제적으로 (알고 보니)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는데, 이 가치관이 의외로 나와 잘 맞아 만족감이 컸다.


사람마다 미니멀 라이프의 목적은 다르겠지만 내 목적이자 동기부여의 원천은 '환경 보호 위한 자원의 순환'이다. 나는 이상하게 어렸을 때부터 물건이 쉽게 버려지는걸 항상 아까워했다. 나는 불필요해도 남은 필요할 수 있기에 이미 만들어진 자원의 재분배만 잘해줘도 추가적인 자원낭비, 나아가 환경파괴를 늦출 수 있을 거 같다. (이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이미 제품으로 만들어진 이상 그 쓰임을 '온전히' 다할수록 추가 생산이 더뎌지므로 결과적으로 자원낭비가 덜 되면서 환경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물건이 불필요하다고 무조건 버리기보다 나눔 가능한지, 새 물건 구매 전 기존 물건으로 활용 가능한지 고민하는 것들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노력은 10여 년의 경험치를 쌓아가며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꾸준히 내재화되었고, 갈수록 가속화되는 중이다. 어 수 없이 시작했지만 내가 추구하는 행복에 맞닿아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 끝은 창대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