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 또 당하다!

저장공간이 적은 불편함 받아들이기

by 미니크
안방이 피난민 사는 곳 같네~


집들이 오신 시어머님이 지나가듯 하신 말씀에 나랑 남편이 빵 터졌다.

시어머님 깜짝 피드백 후 반의반을 더 정리한 안방 짐 더미 모습

나는 현재 아늑하고 직장에 가까운 만족스러운 세 번째 신혼집에 거주하는데 아쉬운 건 이전 집 대비 생활공간이 확실히 적어지고, 특히 작은 신발장과 주방 상/하부장을 제외한 기본 수납공간이 1도 없다는 점이다.( 흔한 손바닥만 한 보일러실조차 없다.) 그래서 부모님 댁에 있던 여분의 플라스틱 수납함을 쌓아 나름 정리했음에도 수납함 밖으로 물건이 넘쳐나 와는 차원이 다른 미니멀리스트 고수인 어머님 입장에선 분명 정신없어 보을 것이다.


새 집에는 빌트인 세탁기와 냉장고까지 옵션이라 물건에 덜 치이고, 작아질 냉장고에 대비하기 위해 이사 2달 전부터 일찍 나눔과 냉장고 파먹기(a.k.a. 냉파)를 시작했다.


혼수로 구매한 세탁기와 냉장고는 아직 깨끗해서 외부에 헐값에 팔아넘기는 대신 가전이 오래된 부모님께 선물로 드리고, 온갖 잡화는 2~3일에 한번 꼴로 나눔을 진행했다.


일괄 기부하거나 버리면 편하지만 직접 사용할 사람이 받아가면 자원 낭비가 덜 될 거라 생각되어 귀찮지만 최대한 나눔 하고, 냉장고 음식도 반 이상 줄였다.


대망의 이삿날,

방심하다 미니멀 라이프를 '또' 당한 날이었다.


예상처 완벽했던 가구 배치와는 달리 새 냉장고가 기존 냉장고 용량 대비 턱없이 작은 30% 수준, 특히 냉동실은 선반 아닌 서랍 형태라 용량 대비 실저장공간이 더 적었다.


음식을 그대로 테트리트처럼 꾸역꾸역 껴넣으며 진땀을 뺐음에도 냉동시켜두던 황태 껍질, 쥐포, 가루류, 냉장해놓던 벌나무 차, 각종 건강보조제 등은 넣을 수가 없었다. (아, 누가 이사 갈 집 수치 잴 때 냉장고 내부 크기까지 꼼꼼히 미리 잰단 말인가! 번도 써 본 적 없었던 빌트인 냉장고는 외관 수치 대비 깊이가 얕다는 걸 처음 알았다.)


벌레가 꼬일까 봐 한번 먹다 남은 과자봉지도 냉장고에 넣고, 주말에 매끼 조금 남은 음식을 주중 저녁으로 냉동부터 해놓고, 심지어 이번 이사를 위해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정말 열심히 냉파를 하고 나에게 이 작은 냉장고 이번 이사의 옥에 티요, 너무 야속 존재였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약 2달간의 새로운 재료를 보관하려면 기존 재료를 먼저 비워야 하는 무한 루프 적응 기간을 거쳐 더 철저한 계획 하에 먹을 만큼만 음식을 사게 되었고, 최대한 비운 후 식재료가 들어오게 하면서 결혼 이래 냉장고 보관 회전율의 정점을 찍으며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외부 상황 (환경변화, 동거인의 라이프스타일 등)으로 나의 미니멀 라이프가 지연되면 참 속상하고 스트레스받을 있다.


그럴수록 차라리 그 상황을 빨리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미니멀하면

점차 마음이 편해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나만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즐겨보자!


[이사 후] 255L 빌트인 냉장고 (냉장고 불빛이 음식에 다 가려져 어두웠던 이사 직후에 그나마 가까운 사진)
[이사 전] 820L 양문형 냉장고 (냉파 중반부로 이사 당일 이것보다 반 이상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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