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야, 나랑 가늘고 길게 오래가자!

뭣이 중헌디! 이기적이고, 보여주기 위한 미니멀 라이프는 NO!

by 미니크
미니멀 라이프가 아닌 거 같은데..!?


내가 과 사진들을 봤을 때 분명 이렇게 생각한 분들이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현 냉장고의 1/3은 한 번이라도 뜯은 건 무조건 냉장고에 넣고, 다양한 배달음식 / 음료 / 간식을 골라먹는 거에 즐거움을 느끼는 남편 거다.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 물건, 라이프스타일이 있는데 내가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강요해서 그렇지 않은 남편이 스트레스받는 것보단 각자의 공간, 물건,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터치 안 하는 게 진정으로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방법이고 최선이란 걸 깨달았다. 그래서 작게는 냉장고 안, 크게는 집안 전체가 내가 원하는 만큼 미니멀해지지는 못 하지만 아쉬움은 적다.


우리 집 설거지 담당인 남편은 피곤하거나 혼자 식사할 때 대부분 배달을 시킨다. 배달이 탐탁지 않아 집에 음식을 만들어놓고 먹으라고 요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집 음식 먹는 게 배달보다 설거지 거리가 더 많다 보니 남편이 설거지 스트레스를 받는 걸 보고 몇 년에 걸쳐 마음을 비웠다. (집안일이 귀찮았던 나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 도미니크 로로 '집안일을 의식처럼 행하기'를 남편에게 공유해줬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최근의 나는 락함과 편리함 매우 중요시하는 남편이 집에서 편하고 충분히 휴식하는 게 내 미니멀 라이프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서 1년 넘게 언급한 남편의 요청을 받아들여 식기세척기를 장만했고, 일요일 저녁은 외식하는우리만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방법을 즐겁게 지속적으로 시도 중이다. (여담이지만 근 남편몇 년 만에 처음으로 본인 물건을 직접 비우기 시작했는데 진짜 장족의 발전이, 놀랄 노자다!)


나는 나 자신을 아직 진정한 미니멀리스트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왜냐면 나에겐 여전히 필요한 물건이 많고, 어느 수준 이상은 내 몸이 편한 게 더 먼저이기 때문이다.


대신 나 자신이 느리더라도 단호하게 노력하기에 오히려 평생 조금씩 나만의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과정을 즐기며 살 거 자신한다.


1) 나는 확 바꾸면 질려할 수 있어서 짧고 굵게 보다는 가늘고 나에게 적합하다.


2) 내 미니멀 라이프의 원천은 자원 낭비 방지여서 집에 있는 물건이 이미 있다면 그 쓰임이 다 할 때까지 사용하다 보니 완벽히 없애기까지 최대 몇 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미니멀 라이프에 맞지 않아서 멀쩡한 물건 정리하고 미니멀 라이프용 다른 물건을 산다는 게 나한텐 이중 낭비라고 느껴진다. 그래서 기존 물건을 다 쓰면 이미 보유 중인 물건으로 대체 가능한지 자원 낭비 방지 관점에서 다각도로 고민해보되 정 필요하다면 (내가 조금 불편할 지라도) 환경보호 제품을 고르려고 노력한다.


3)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 방식을 꾸준히 도입 및 실천한다. 예를 들면 나는 두 달 전부터 매주 요일에 내가 좋아하는 친환경 온라인 마켓에서 1주일치 식재료를 돌아오는 토요일 새벽 배송으로 지정 구매해 놓는다. 토요일 오전의 시작을 냉장고 채우는 걸로 시작하고 금요일까지 적극 활용하며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노력한다. (우리 집에서 버려지는 식재료는 '무' 가깝다.) 매일 먹을 만큼의 식재료를 사는 게 '진정한' 미니멀리스트에 더 가까울 수도 있지만 퇴근길 나에겐 장바구니 드는 것 자체가 피곤한 일이라 1주일치 식량을 한 번에 사고, 중간에 부족한 것만 동네 마트에서 그때그때 보충한다.


온갖 책과 SNS에는 멋진 워너비 미니멀리스트 분들이 많고 배울 점이 진짜 많다. 다만 나는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을 바이블처럼 반복 읽을 뿐, SNS 추가 검색은 간간히 하는 편이다. 나는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 속도를 음미하면서 이미 충분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검색 니즈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중요한 건 나와 내 상황에 맞게 느리더라도 단호하게, 포기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속하는 것이다. 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에 익어서 비우는 속도가 빨라지는 가속화 단계가 올 것이다. (설사 못 오면 못 오는 대로 즐겁게 지내면 된다. 뭣이 중하겠는가!)


10년 전의 내가 이렇게 미니멀 라이프 관련 글을 쓰고, 현 수준의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할 거라 전혀 예상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10년 후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가 어떻게 변화될지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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