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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크 Nov 09. 2020

폭우 속 중고거래가 남긴 영광의 상처

비우기 #8. 우산 분리수거하기

가끔은 당근이 무서워~


하늘이 비를 무섭게 들이붓던 8월의 어느 날,

비가 잠시 잠잠해지고

연일 내린 비로 미뤘던 중고거래를 다시 잡았는데

약속 시간 15분 전 알람이 울려서 밖을 보니

비가 억수로 내린다.


다급히 중고거래 상대방에게 연락해보니

벌써 근처 역에서 비바람을 뚫고 걸어오는 중이란다.


당근마켓 N년차 처음으로 '당근' 소리가 구슬프다.

(심지어 '무료'나눔 거래...)


이 날씨에 중고거래하냐는 남편의 타박인듯 타박아닌 걱정을 뒤로하고 내가 애정 하는 민무늬 투명 우산을 들고나간다.


얗고, 앞도 잘 보이고, 크기아담한데

약골 태어난 내 절친 우산, '투명이'.


가는 길에 억센 비바람에 '투명이' 홀라당 뒤집어지고 뼈대가 꺾 후 내 몰골 함께 엉망이 된다.


그리고 내 마음까지 찢어진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오늘 거래는 '무료 나눔'...


'투명이'를 잘 보내주려고 분리수거 방법 알아보니 내 우산의 경우 뼈대는 고철, 비닐 / 꼭지 / 손잡이는 일반쓰레기이다. (우산 별 부품마다 분리수거 가능 여부 확인 필요)


인생 처음으로 우산을 해체해본다.

가위로 방수 비닐우산 살을 연결하는 실을 손쉽게 제거하면서 일사천리인 줄 알았으나 손잡이 분리는 힘겹다.


허허, 친구 '투명이'는 잃었지만

기뻐하는 상대방미소를 얻었으니 그만하면 됐다!


[느낀 점]

1. 힘, 가위, 펜치만 있으면 누구든 3분 내 해체 가능
     ※ 3종 공구 보유 추천 (드라이버, 펜치, 망치)

2. 폭우 시 뼈대가 튼튼한 우산 사용하기


(좌) 해체 전, (우) 해체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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