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기술 철학과 AI 시대에 맞는 서비스 개발
카카오에서 개발자 컨퍼런스(if.kakao.com)를 열었다. 예비 개발자나 현직 개발자, 일반인 등 기술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발자 컨퍼런스로, 그동안 쌓은 카카오의 기술과 노하우를 외부에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였다.
일단 첫번째로 신났던 건, 우리나라 IT기업들도 Facebook, Google처럼 딱딱하지 않고 FUN한 테크 지식 공유의 장을 열게 되었다는 것 (컨퍼런스 이름부터 시작해 카카오만의 재치가 여기저기서 돋보였다), 두번째로 신났던 건 초대권 추첨에 성공했다는 것이다(사실 이게 제일..). 꽤나 경쟁률이 높았던 것 같은데, 나는 개발자가 아니지만 기술 기반의 사용자 경험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기에 운좋게도 초대권을 받아 양질의 인사이트를 많이 얻어올 수 있었다.
컨퍼런스에 마련된 여러 프로그램 중(if.kakao.com/program) 나는 아래 세션을 선택해 발표를 들었다. 이 글에서는 각 세션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들 위주로 후기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10:00 Keynote
11:00 AI시대에 맞는 서비스 개발
12:00 카카오 봇 플랫폼 소개
14:00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지식그래프 : 카카오미니와 검색 적용 소개
눈으로 듣는 음악 추천 시스템
15:00 액티브X 없는 블록체인 기반 PKI 시스템
16:00 다음웹툰의 UX(Animation, Transition, Custom View)
Keynote
카카오 컨퍼런스는 신정환 CTO님의 키노트 스피치로 활짝 문을 열었다. Google I/O에서 순다 피차이가 짠하고 등장할 때의 느낌?과 유사한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키노트 스피치에서는 카카오의 기술 철학 위주로 소개를 해주셨는데, 크게 아래와 같은 네가지 핵심가치를 가진다.
- Stability :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 User Experience : 기술의 우월성보다는 사용자 경험을 우선시하는 것
- Data : 다양고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
- Next Innovation : 새로운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
카카오에서는 이러한 가치를 토대로 하여 수많은 생활의 접점에서 편리한 사용자경험을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세상은 모두 개발거리'라는 반짝이는 호기심과 함께 기술을 중심으로 세상과 소통할 예정이다. 특히 세상과의 소통에 있어, 카카오 컨퍼런스와 같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기술을 개방하고 자원을 공유하여 세상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기업을 지향한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다음으로 스피치를 진행하신 김병학 AI Lab 총괄 부사장님은 특히 AI 기반의 Kakao i 플랫폼의 성장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Kakao i를 활용한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하루 30만 건 이상의 발화를 처리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현재 특히 집중하고 있는 공간은 '자동차'(Driving UX)와 '집'(Smart Home)이다.
자동차의 경우 어떤 사람은 카카오미니를 해체하여 차에 붙일 정도로 쉽고 빠른 조작이 가능한 음성 인터페이스의 니즈가 큰 공간이며, 집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장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카카오에서는 현대모토그룹이나 GS, 포스코 건설과 제휴를 통해 카카오i로 음성 제어가 가능한 네비와 스마트홈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이와 더불어 올해 말 카카오i를 오픈 플랫폼화하여 공개해 외부 서비스로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Session 1. 'AI시대에 맞는 서비스 개발'
'AI시대에 맞는 서비스 개발'은 내가 가장 기대했던 세션이기도 하다. 'App' 다음을 'AI'라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App기반으로 서비스를 기획하던 사람들은 AI 시대에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던 터라, 이번 세션에서 어느 정도 그 방향성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아 조금이나마 막막함이 해소되었다.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기존 서비스를 NUI에 맞춰 변화시키는 것은 AI시대를 경험하기 위한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2. NUI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 혁신의 큰 방향이다.
3. VUI에 적합한 형태로 개발된 기능은 서비스의 본질적 가치를 담은 핵심기능들이 중심이 될 것이다.
4. VUI에서는 기존 App과는 상당히 다른 UX설계와 고려가 필요할 수 있다.
우선, 1.2.의 경우 음성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NUI(Natural User Interface)가 GUI 중심인 현재의 터치인터페이스의 다음 진화적 단계이며, AI Product의 3가지 요소를 Intelligence(지능), NUI, Movable(모션)이라고 봤을 때 이중 NUI가 현재 수준의 AI를 적용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NUI는 AI 관련 기술의 복합 적용이 가능하며 높은 소비자 가치 및 경험혁신을 제공할 수 있기에, 많은 국내외 IT 기업들이 스마트스피커, 음성비서 등의 형태를 통해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서비스는 'NUI'를 지향점에 두고 개발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어떤 식으로 개발이 되어야 할까? 이에 대해 발표자님(이석영 카카오 AI 서비스 팀장)은 3.4.의 내용처럼 App과 달리 본질적 기능에 더욱 집중한 UX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즉, 현재 카카오의 많은 서비스가 앱으로 제공되고 있지만, 핵심 기능은 사실 서버에서 코드 레벨로 존재하고 있기에, 기능 단위를 완결적으로 음성 인터페이스를 통해 더 빠르고, 쉽게 수행할 수 있다면 사용자 경험이 완전히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서비스를 VUI로 구현한다면, 몇가지 주요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여러번 사용해보면서 해당 기능이 스피커를 통해 완결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지, 본질적인 명령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Q&A 때 발표자님은 AI 시대를 기반으로 시작된 인터페이스의 변화는 단순히 인터페이스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터페이스를 통한 우리 삶 속 기술의 역할의 변화이며 궁극적으로 사용자 경험의 혁신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나머지 세션 내용은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