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IT기업 실무자들이 전하는 UX/UI 디자인 트렌드
IT 분야 실무교육 전문기업인 패스트캠퍼스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연사로 초빙하여 '2018 퓨처 컨퍼런스'(9/28, 코엑스)를 열었다. 총 다섯개의 트랙(Blockchain, UX/UI, AI, Entrepreneurship, Real Estate)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나는 UX/UI Design Trends 트랙을 신청하여 다녀왔다. 분야별로 7~8명의 연사가 초대되었고, UX/UI 트랙만에서도 그랜드볼룸 강연장이 꽉 찰 정도로 규모가 상당했다.
UX/UI 트랙의 경우, Google, Naver, Microsoft, Instagram 등 국내 유수의 IT 기업에서 초대된 연사들이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연사 및 주제 세부내용: https://www.fastcampus.co.kr/2018future_uxui/ ) 나는 Visual Design보다는 UX 분야의 내용을 좀더 집중해서 들었는데, 연사분들마다 초점을 맞춘 부분들이 조금씩 달라서 키워드와 함께 인상깊었던 강연 위주로 핵심 내용을 남겨보고자 한다.
Google's UX : 'Partnership'
Google에서는 UX팀을 리딩하고 있는 UX Manager, Addy Lee님이 UX 디자이너의 역할과 파트너십, 그리고 마인드셋에 대해 강연을 진행해주셨다. 세계적인 IT 기업 Google에서 UX 담당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했었는데, 꽤 상세히 소개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핵심 키워드를 'Partnership'으로 잡았는데, 이 파트너쉽은 'UX 디자이너 - 프로덕트 매니저(PM) - 엔지니어' 간의 파트너쉽을 의미한다. 아무래도 Google이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다 보니 이전에는 의사결정을 엔지니어가 하고 필요한 작업에 대해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UX 디자이너가 전략적 논의를 함께하는 하나의 파트너로서 참여하며, 디자인 리서치나 디자인 스프린트를 진행할 때 오히려 PM과 엔지니어를 초대하여 리딩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UX 디자이너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가지를 강조하였다.
1. Embrace UX at a Big Company :
대규모 회사에서 UX 디자이너의 역할은 수백만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높은 기준을 가지고, 관련자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규모의 확장이 가능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2. Understand & Articulate your Impact :
단순히 보기좋은 디자인이 아닌, 제품과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깊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Google에서는 이를 위해 프로젝트 시작전 1:1 미팅을 진행하고, 프로젝트 후에도 리뷰의 시간을 가지면서 프로젝트의 목적과 가치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3. Build PM & ENG Trust & Confidence :
PM과 엔지니어와의 신뢰를 토대로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PM과 엔지니어들은 각각 관심분야나 초점을 맞추는 부분이 다르다. 이 부분을 이해하고 함께 소통하면서 프로젝트의 목적을 달성해나가야 한다.
연사님은 마지막에 스스로가 회사나 제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작성하라는 숙제아닌 숙제를 내주시며 강연을 마무리했는데, 그만큼 자신의 역할과 자신이 미치게 될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 같다. 나에게는 강연 중 나왔던 아래의 문장이 가장 인상깊었다.
Behind every product people love are designers who obsessed about its user experience(UX)
Naver's UX : 'User'
Naver에서 웨일 브라우저의 UX Lead를 맡고 계신 최지호님 강연에서의 키워드는 'User'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사용자들의 의견을 어떤 식으로 반영해야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내용을 공유해주셨다. 이 부분은 UX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했던 내용이었을 것이다. 제품 출시 후 쏟아지는 수많은 의견과 댓글들(이 기능좀 고쳐주세요, 이거 불편해요, 디자인 이상해요 등..)을 보며 '소중한 의견이긴 한데 다 반영할 수는 없고 어쩌지..' 하며 말이다.
웨일 브라우저의 경우에도 기존 브라우저와 차별적인 기능을 담아 출시했는데, 댓글로는 건설적인 피드백을 듣기에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실질적인 기능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웨일 연구소'라는 포럼 형식의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러프한 스펙으로 기능을 추가한 뒤, 웨일 연구소의 피드백을 통해 발전시키고 주 1회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하고자 한 것이다.
웨일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연사님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경험했다고 한다. 장점은 모든 구성원이 직접적인 사용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맡은 부분의 피드백을 바로 확인해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단점은 강하게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의 의견이 우선되게 되고, 너무많은 피드백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또한, 논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용자가 디자인에 대해 비판을 한 경우 '우리가 전문가인데' vs. '그래도 사용자 반응인데'가 부딪히게 되고, 의견이 너무 전문적인 경우 '소수 의견이잖아' vs '충성 사용자일텐데'가 부딪히는 것이다. 너무 다양한 피드백으로 인해 스펙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지는 점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 - '우리가 느끼는 문제' - '연구소 의견' 간의 중심을 잘 찾고,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한 후 실제 반영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한다. 가장 정답이지만, 또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번 강연을 통해 직접 사용자 관찰이나 인터뷰를 통해 조사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의 의견을 받을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방식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어떻게 실제 제품 개발에 반영할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Instagram's UX : 'Mission'
가장 핫한 SNS라고 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에서는 Product Designer로서 일하고 있는 Jason Kim님이 강연을 맡아주셨다. 이번 강연에서 특히 인스타그램의 Mission Statement인 "To bring you closer to the people and things you love."가 여러번 나왔는데, UX 디자인 과정 전반에서 그 목적이 인스타그램의 미션과 일치하는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시되는 것 같았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Jason Kim님이 인스타그램의 미션에 공감하지 않으면 이 회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 부분이었다. 그만큼 업무를 하는데 있어 가장 궁극적인 목적을 제대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강연 내용은 인스타그램에서 디자인 조직이 어떻게 이루어져있고, 어떤 프로세스로 일을 하는지와 그 사례로 구성되었다. 먼저, 인스타그램의 디자인 팀은 Researcher, Content Strategist, Product Designer로 이루어져 있고, Data Scientist, Engineer, Product Manager, 그리고 Marketing Team과 협업한다. Researcher는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사용성을 평가하는 역할을 하며, Product Designer는 실제 디자인 결과물로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 Content Strategist는 사용자에게 만들어진 기능을 전달하는 전략을 구상한다.
디자인 프로세스의 경우 많이 알려진 Discover - Design - Deliver 과정을 거치며, 각 단계별로 Researcher, Product Designer, Content Strategist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과 협업하는 관계자들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지만 디자인은 최대한 빠르게 공유되며, 모든 과정에서 팀원들이 함께하며 서로간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있는 결과물을 만들어간다고 한다.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세가지 원칙이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 Community First : 사용자를 우선시한다. 사용자를 깊게 이해하여 적합한 솔루션을 찾는다.
2. Simplicity Matters : 화려함보다는 필요함에 집중한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3. Inspire Creativiry : 인스타그램 기능을 통해 사람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인스타그램은 앱의 특성상 일할 때도 원칙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구상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정석대로 원칙을 지켜가며 디자인을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러한 원칙과 질서 하에 팀원들 간의 돈독함과 친밀함이 돋보였고, 서로간에 믿음을 토대로 정말 즐겁게 일하는 것 같았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듯, 즐기면서 재미있게 일하는 인스타그램의 열정 넘치는 디자인팀이 있기에 인스타그램이 톡톡 튀는 기능들로 사용자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고 계속해서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