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의 가르침>
퇴사를 하고, 가장 먼저 읽었던 책은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이다.
책이 사람을 부른다고 해야 하나.
책장에 묵혀두었던 책이
갑자기 선명하게 보여 꺼내 읽었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세이노의 가르침> 챕터 중
올해 초, 퇴사를 생각하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내 머릿속을 떠다니던 정체 모를
‘물음표’의 정체가 책 속에 담겨있었다.
그동안 머릿속을 떠돌던 ‘물음표’의 정체를 알게 되자,
쉬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의뭉스러웠던 것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렇다.
지금은 ‘물음표’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때이다
“실수하지 말라. 기본적으로 실수는 자만에서 나온다.”
“상사가 당신에게 일 좀 똑바로 하라고 할 때마다 고마움을 느껴라”
“자존심이 세다면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 자존심은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스스로 낮출 줄 아는 사람으로 인정할 때 저절로 지켜지게 되는 것이다”
일을 한 지 10년쯤 되다 보니,
머리가 커진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저연차 때는 회의실에서
조용히 입 다물고 있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는데,
연차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발언권이 생기고,
내 의견이 업무에 반영되는 것을 보니
일을 할 때 ‘내가 이 일에 대해 좀 알지 ‘하는 자만이
불쑥 튀어나왔는지도 모른다.
회사나 팀장이 하는 일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도
어쩌면 이 자만에서부터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15년 차, 20년 차, 30년 차 선배님들이 보기엔
한창 배울 때일 텐데,
그 짧은 기간, 조금 일해봤다고
건방을 떨고 있는 느낌이랄까.
초심으로 돌아가 ‘일’에 대해
처음부터 배워나가는 겸손을 갖추어야 한다.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아무 일이나 하라는 것이 내가 주는 지침이다. 중요한 결정 요소는 내가 그 일을 통해 경험적으로 축적되는 지식이 어떤 것이고 스스로 그 지식을 배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 일은 자기에게 맞는 일이 아니며 임시로 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고 다른 일을 하게 되기를 꿈꾼다”
“하고 있는 일이 아무리 엿같이 생각되어도 그 구조체와 흐름을 완전히 파악하여야 하며 거기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나가야 한다”
이 부분을 읽고 뜨끔했다.
물경력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팀장의 리더십 부재 등등…
퇴사의 이유를 뽑자면 수도 없이 많았지만,
퇴사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직무와 맞지 않아서’였기 때문이다.
퇴사를 결정하게 된 것은 여전히 후회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게 맞지 않는 직무에 대해 ‘그 구조체와 흐름을 완전히 파악하’려고 노력했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떳떳하지 못할 것이다.
이다음에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현재로서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그때는 적어도 ‘다 노력해 봤는데 맞지 않는다’라고는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이 세상은 가만히 있어도 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이등병이 일등병이 되고 봉급도 더 많이 주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
“결국 몸 값의 핵심은 무슨 일을 어느 정도로 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자기 투자를 하여 당신을 비싸게 만들어라. “
”노력이란 싫어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은 노력이 아니라 취미생활일 뿐이다 “
“일은 8시간 하더라도 일과 관련된 자기 계발을 추가로 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넉넉한 삶은 어려울 것이다”
사람은 배워야 성장을 한다.
하지만 배움에도 노력이 필요한데,
난 ‘노력’이 아닌 ‘취미생활’을 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만 매달려있었다는 것을.
아예 모르는 분야는 알려고도 하지 않고
남들이 배운다고 할 때도
“어디에 쓸모 있냐고” 묻던 나 자신…
반성한다.
연차가 쌓인다고 해서
내 몸 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
내 몸값은 내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말자.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처음 본 단어, 인테그리티.
이 단어는 우리말로 콕 집어 번역하긴 어렵지만,
쉽게 말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단어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내가 쓴 글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그것을 내 비전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던
17살의 내가 떠올랐다.
바른 신념과 가치관으로 일을 하는 것이야 말로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닐까.
결국 나에게 있어 ‘일’이란
나를 성장시키는 수단이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이다
INTEGRITY 정신으로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자.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로 ‘일’을 대하자.
또 지치고 힘 빠질 때가 있겠지만…
그래도 태도를 달리하고 생각을 바꾸면
긍정의 에너지가 나오지 않을까?
일을 사랑하게 될 내 미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