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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Jan 06. 2020

19_해피 뉴 이어!

닭다리 크림스튜&대파 꼬치구이

2020년의 첫 도시락!

새해를 맞이해 든든하면서 뜨듯한 무언가로 시작하게 해 주고자 고심한 메뉴는,

닭고기 크림스튜.

커다란 닭다리를 중심으로 해서 뭉근하게 끓인 소스를 채소와 얹을 생각이다.


전날 밤, 닭고기는 소금 조금만 해서 해동시켜 놓고

당근과 양파 손질, 알찬 대파 흰 부분을 잘라 꼬치에 끼워둔다,

소스는 아침에 다시 끓이기만 할 요량으로 버터에 밀가루로 루를 만들고 육수, 생크림을 나누어 부어 걸쭉하게 만들어두기.

올리브유에 고기를 먼저 굽다가 채소도 남은 기름으로 익혀주고,

소스에도 약한 불을 올린다.

육수를 사실 엄마가 떡국 끓이고 남긴 소고기 육수를 써서 색이 갈색이 되었다.

새하얀 크림소스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고기 감칠맛에 생크림, 버터의 조합은 꽤 괜찮다.

소금, 후추 그리고 로즈메리로 간에 향을 입혔다.


익힌 고기와 채소를 소스에 넣어 조금 더 끓여내고

ㅡ그러고 보니 스튜라고 하기엔 조리시간이 다소 짧았다, 크림소스에 빠진 닭고기라고  해야겠다

흑미를 섞은 밥 위에 자리를 잡아주고,

대파 꼬치와 메추리알 프라이도 살짝.

(메추리알이 타버릴 뻔...)

흠.

생각했던 그림이 아니다.

소스에 가려져 노릇하게 구운 닭다리나 손질 예쁘게 한 당근이 하나도 뵈지 않는다.

고기 육수로 만들어서 그런 건지 소스가 자꾸 뭉치더라.

아무래도 닭고기가 살지를 않아서

같이 구워둔 가슴살을 잘라 '나 닭고기'임을 보여주기로 했다.

식초와 소금물에 염장해둔 닭가슴살이라 아주 부드럽게 썰린다.


그래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 모양새인데

1월부터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게 되어ㅡ자율출근제 라던가ㅡ

더 일찍 나가느라 더 이상 손 볼 틈 없이 얼른 랩을 씌웠다.

칠레산 탱글한 청포도와 해남 미니 꿀고구마를 후식으로 넣어주고(청포도 집어먹으려던 동생 저지시키고)

쿠크다스는 식탁 위 자꾸 굴러다녀서 처리한다.

사실은 다 닭가슴살로 하려다가

닭다리가 실하기도 하고 동생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살이라 발라먹기 조금 불편해도 주인공 삼았는데, 너무 컸나 보다.

속까지 안 익었다는 피드백이 날아왔다.

가슴살 두 쪽이라도 넣은 게 너무 다행...

그런데 소스가 맛나서 다 먹었단다.

탕비실에 있는 전자레인지 좀 써서 더 익히지 그랬어 아이코.




어쨌거나,

복 받아 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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