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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Jan 21. 2020

21_도시락은 골라먹는 재미

세 가지 오니기리&호두타르트


영화 카모메 식당의 주인공은 단연 오니기리다.

우리 주먹밥과 사실 크게 다를 것도 없거니와,

세모 세모 만들어놓으면 뭔가 더 맛있어 보이는 건

우리가 그 모양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되서일 거다. 또 투박하게 대충 뭉쳐놓은 밥이 아니라

잘 다듬은 모양이 정성을 느끼게 하니까 더 그러하다. 먹을 때는 동그랗든 네모지든 상관없을 텐데 말이다.


더불어,

도시락은 대개는 따뜻하지 않다.

아무리 몇 시간 전에 만들었어도 식은 음식을 먹게 되기 마련, 그러니 

눈으로 감상하는 어여쁨과 골라먹는 재미도 곁들여야 차가워진 것이라도 먹을 맛이  거다.


그런 의미에서 세모로 꾹꾹 정성스레 만든

 가지 오니기리를 만든 아침.

옥수수, 구운명란에 트러플 오일 그리고 돼지고기 장아찌.

세 가지를 따로 밥에 섞고

옥수수밥에는 마요네즈와 파프리카, 파슬리가루를 섞은 옥수수를,

명란 밥 속에는 모짜렐라 치즈,

장아찌 밥 안에는 장아찌에 있는 돼지고기를 넣었다.

그리고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약한 불로 타지 않게 앞뒤 노릇하게 구워준다.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있어 한 번 구워줘야 한다. 옥수수도 그을리니 더 감칠맛이 난다.

세 개 딱 맞게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

스크램블 에그와 동그랑땡을 곁들여주고.

장아찌 오니기리 위에는 후리가케,

옥수수 오니기리는 파슬리 살짝 더.

실고추를 명란 오니기리에 올리려고 찾는데 도저히 못 찾겠다....

그리고 동생이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

호두 타르트.

오븐이 없어서 한 번도 못해줬었는데 에어프라이어로 구워본 것. 오븐의 그 파삭한 질감은 어려웠지만 흉내 낼 수는 있었다.

호두, 아몬드, 땅콩에 꿀도 듬뿍 담은.

2층에 제일 예쁘게 나온 타르트 두 개와

엄마표 토깽이 사과도 두 개.


바나나도 다 익다 못해 검어지니까 갖고 가 해치우렴.


평소보다 15분은 더 일찍 일어나서 만들었는데,

겨우 주먹밥인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모르겠다.

세 가지 하다 보니 설거지도 많이 나오고 하하.

그래도 오래간만에 맘에 들게 나온 비주얼이라고 하겠다



사촌언니 집에 나머지 오니기리를 만들어 갔다.

실고추도 찾았다지ㅡ

둥근 도시락 통에 담았더니 빙그르르 예쁘게 담긴다

속에 뭘 어느 것에 넣었는지 나중엔 나도 몰라..

랜덤게임.


엄마 아빠도 아침식사로 맛보시고~

매실 장아찌와 찰떡궁합.

(메추리알 후라이는 왜케 어려운 거죠? 터진 노른자가 조금 찌그러진, 의도치 않은 하트 모양이 나왔다)

오늘은 친척 언니와 형부까지 다 먹은

오니기리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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