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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Mar 17. 2020

제일의 레이어를 찾아라

크로와상 Croissant au beurre

요리학교 친구들과 미슐랭은 매주 못 가더라도 최고의 빵과 디저트를 찾아다녀보자는 결의를 다졌다. 

그 첫 번째로ㅡ아쉽게도 현재 코로나 사태로 잠정적, 강제적으로 첫 번째를 마지막으로 중단한 상태가 되었지만ㅡ 최고의 크로와상을 먹어보자고 했다.


그에 앞서, 어떤 것이 최고의 크로와상이라 할 수 있는가부터 우리가 알아야하지 않겠나.

야무진 캐나다에서 온 그녀, 페니는 여기저기 구글링을 하기 시작했고 여러 개의 글을 공유했다.


프랑스는 매년 최고 바게트와 더불어 버터 크로와상 가게를 선정한다.  

일단 버터부터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원산지 통제명칭), 프랑스 정부 포도주,치즈,버터 혹은 다른 농산품들이 샌상되는 곳의 지형학적 특성을 고려한 인증제, 를 통과한 좋은 품질을 써야한다.

반드시 핸드메이드,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것이어야 하며,

색깔, 광택, 모양도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무엇보다도 적당한 찰기와 바삭함, 입에서 녹는 부드러움이 동시에 살아있어야 함이다.

그러니까 수많은 크로와상은 저품질의 버터, 심지어 마가린을 사용하기도 하고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들도 태반이다.


2018년에 우승을 차지한 가게는 'La maison d'Isabelle'이라는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가게다.

유기농 밀가루와 버터를 사용하는 수제 페스츄리 전문점인데,

크로와상은 상을 받기 전에서 올리지 않고 그대로 1유로에 판매하고 있다.

오전 열 시에 도착하니 바쁘게 새 반죽을 계속해서 오븐에 밀어넣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갓 오븐에서 나온 크로와상들은 그야말로 혼을 빼놓는다.

앉아서 먹을데가 없지만 그래서 줄이 길어도 금방 빠져 크로와상을 손에 넣는데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제빵을 공부한 다른 친구가 말하길, 페스츄리로 유명한 집은 브리오슈도 맛있게 마련이란다.

브리오슈는 식빵같지만 버터와 달걀 함량이 높아 훨씬 부드럽고 진하다. 파운드 케이크가 되기 전 식빵이랄까.

브리오슈는 못 샀지만 크로와상이랑 프랄린 페스츄리를 데려왔다.


과연 겉바속촉, 이 단어가 딱 어울리는 한 입이었다.

파사삭 부서질 것같은 레이어인데 속은 쫄깃쫄깃하다.

고소한 버터 향은 몇 시간이 지났어도 그대로 남아있다.

우유 가득한 카페라떼에 찍어먹고,

아보카도와 삶은 달걀을 넣어 샌드위치도 해 먹었다.

1유로의 행복이 이런 것.


그러나!

우린 아직 목마르다.

최고라는 하는 크로와상을 먹어보긴 했으나

비교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다른 크로와상을 먹어보지 못했다는 것.

그러니까, 이제 시작하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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