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도 면접 봐야 하는 이곳
몬트리올의 집 구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오기 전부터 미리 인터넷으로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서 집들을 봐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 체크하는 사이트는 Realtor.ca, Centris.ca, Cragslist.ca, Kijiji 등이 있는데 Kijiji의 경우 중고거래 최대 사이트이기 때문에 직거래가 많아 해외살이 초보인 사람들에게는 비추한다. 나 역시도 이 웹사이트는 정리가 제대로 안 돼있기도 하고 복잡해서 제외했었다. 그렇게 나머지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서 미리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골라서 이메일을 미리 보냈었지만 답이 거의 오지 않았다. 임시숙소는 길게 잡아 한 달을 예약해 놨지만 내가 이메일로 연락한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자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발로 뛰기로 결심했다.
몬트리올의 경우, 대부분 중개인들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기 때문에 이메일 응대는 거의 하지 않는다.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내던가 유선으로 연락을 해야 겨우 답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일단 어디가 제일 번화가 인지 확인을 하고, 특히 교통이 편리한 곳들 위주로 직접 발로 뛰며 탐색했다. 지하철 역과 가까운 곳들 중 몇 군데를 추려서 콘도들을 돌아보니 아래와 같이 Rent 할 수 있다는 표지판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참고: 몬트리올은 불어를 사용하는 비중이 더 많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영어로 쓰여있기보다는 "A Louer"라는 말을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외관이 마음에 드는 콘도에 들어가서 경비원에게 물어봐도 되고 인터폰을 통해 지금 나와있는 방이 있는지 물어봐도 된다.
7월에는 무빙데이 시즌으로 대부분 아이들이 6월 중순에 방학을 하기 때문에 그 시기에 맞춰 7월쯤에 이사를 많이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렌트할 수 있는 방을 얻으려면 6월 중순에는 와서 찾아보길 추천한다. 몬트리올 자체가 겨울이 길기 때문에 6월부터 8월까지 짐을 옮기기에도 날씨가 제일 좋다.
그렇게 여러 곳을 발로 뛰고 연락해 본 결과, 마음에 드는 콘도를 찾을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도 힘든데 이제는 계약을 하기 위해 application을 넣어야 한단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캐나다는 일단 집주인이 여러 세입자들의 신청서(application)를 받아보고 그들의 신용에 따라 결정을 한다. 사실 나 또한 제일 걱정이 되었던 것이 집 계약이었다. 나는 캐나다에서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고 기록이 없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는 그만큼 리스크를 안고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 거절할 확률이 높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여기서 중요한 팁! 캐나다에서의 경제활동 기록이 없는 사람들은 영문으로 '통장잔액증명서'를 떼어 오길 바란다. 소득금액증명서도 추가로 있으면 좋다. (한국에서 얼마나 벌었는지, 현재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증명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들을 영문으로 미리 한국에서 준비해 온 덕에 집 계약을 위한 신청서가 승인이 났다.
승인이 이루어진 이후에 전자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고 보증금으로 첫 달과 마지막달을 내고 마침내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캐나다에 신용이 있는 사람은 아마 보증금을 한 달 치만 내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나는 아무래도 신용정보가 없기 때문에 2달치를 먼저 내라고 한 것 같다. 다른 후기들을 들어보니 어떤 사람들은 6개월치 월세를 미리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고 요구를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몬트리올에 온 지 2주 만에 1년 동안 살 집을 계약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