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구분의 문제

내과냐 정신과냐, 그것이 문제로다

by 현재

'속이 울렁거리고 손이 떨리며 식은땀이 나요.'

내과에 가서 흔히 말할 수 있는 증상이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덮쳐버린 일사병일 수도 있고, 탈이 났을 수도.

하지만 정신과를 다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고민 꼬꼬무의 시작이다.

불안을 가득 안고 사는 사람들 모두 위 증상이 나타났을 때 내과 문제일지, 정신적 문제일지 고민하지 않을까?

나만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머쓱)

바로 그제, 똑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체한 걸까? 내과에 가봐야 하나, 아님 더위 먹었으니 그냥 물 좀 먹고 쉴까. 혹시 나도 모르는 새 트리거를 겪었나?? 비상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을 하는 몇 초 동안 구멍 뚫린 하늘 마냥 식은땀을 줄줄 나기 시작했고, 오른손의 떨림이 심해졌다.

다행히 별로 먹은 것도 없고 날씨도 좋아 탈이 났다거나 더위를 먹은 것은 아니겠구나, 빠른 결론을 냈다.

그리고 빠르게 비상약을 먹는다.

아니, 필요시 약을.

전에는 이렇게 추가적인 약까지 먹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 괴롭고 지겨웠다.

나아갈 기미를 보이질 않는 것 같아 답답했으니까.

그런데 비상약이라던 약통에 쓰여 있는 '필요시'라는 말이 은근한 위안이 되어 거리낌 없이 먹는다.

필요시에.

나의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좀 나아졌다, 나아가고 있더라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