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초록

바다와 가까운 정원

6월, 천리포수목원

by 빛샘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계절이 왔다. 왠지 바다가 생각나고, 시원한 것들을 찾게 되는 시간이다. 그리고 여름에만 볼 수 있는 꽃들이 피고 한 해 중 가장 초록이 강할 때다.

예전에 가보려다 못 가본 정원 중에 천리포수목원이라는 곳이 있다. 생각보다 가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진짜 가봐야겠다 해서 저번보다는 조금 서둘러 출발했다.






DSC08840.jpg
DSC08847.jpg



입구 근처 길에는 알리움들이 많이 심어져 있다. 올해 들어 주변에서 많이 보이더라.

입구에 들어와서 왼쪽에는 낮은 꽃과 풀들 위주로 구성된 정원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주변에서 안개 같은 것이 느껴진다. 잘 보니 정원 바로 옆에 바다가 있었다. 수평선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이날 바다는 물안개가 가득했다.



DSC08872.jpg
DSC08885.jpg



바닷가를 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 두 갈래로 있었다. 하나는 좀 더 바다 쪽에 가깝고 침엽수가 많았으며, 다른 하나는 좀 더 안쪽 높은 곳에 난 숲길이 었다.

바닷가의 나무들은 안개를 머금고, 안쪽의 나무들은 빛을 받고 있었다.



DSC08898.jpg
DSC08890.jpg



길을 따라 바닷가를 벗어나니 숲길이 나온다. 길에 깔린 나무 조각을 밟으며 천천히 걸었다. 꽃이 많지는 않았지만 숲을 보다 눈을 돌려보면 꽃이 피어있었다.



DSC08919.jpg
DSC08924.jpg
DSC08930.jpg
DSC08935.jpg



전시온실 근처에는 연못과 잘 꾸며진 정원들이 있었다. 연못에는 연잎이 호수를 가득 뒤덮고 있었고, 전시온실 안에는 치자나무꽃 향기가 가득했다.



DSC08947.jpg
DSC08954.jpg
DSC08964.jpg
DSC08959.jpg



온실 근처의 정원들은 상당히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각각의 개체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보다 공간 전체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더 컸다.

다시 숲길을 지나 내려오는 동안, 옆을 바라보다 가끔은 위아래로 담을 만한 것들을 찾았다.



DSC08981.jpg
DSC08976.jpg
DSC08993.jpg
DSC08984.jpg
DSC08996.jpg



안쪽의 정원들이 상당히 공간을 잘 압축해놓았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지지 않은 붓꽃을 비롯해, 여러 가지 여름꽃들이 피어있었다. 그리고 이제 슬슬 수국이 보이기 시작한다.



DSC09018.jpg
DSC09021.jpg



중앙 호수 근처가 수국원이었는데, 수국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아직 많이 피어있지는 않았다. 한 2주 정도만 지나면 수국이 꽤 많이 피어있을 것이다.



DSC09030.jpg
DSC09024.jpg
DSC09040.jpg
DSC09032.jpg



입구 오른편의 또 다른 암석원에는 비비추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여름이구나.






가는 길이 상당히 멀다. 이 먼 곳을 가는 동안 휴게소가 딱 위쪽 절반 길에만 있다. 서해대교를 건너고부터 거의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의 거리를 쉼 없이 달렸다. 먼 곳에 있어서 자주 찾아갈 엄두는 못 내지만, 찾아가서 봤던 기억이 꽤 오랫동안 선명하게 남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여름을 무척 싫어한다. 더운 것 자체도 질색이고 이 시기에 벌뿐만 아니라 온갖 벌레가 창궐해서 사진을 찍는 내내 사람을 괴롭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예전 사진을 돌아보면 여름 사진이 제일 많더라. 이때만큼 꽃과 초록이 화려한 때가 한 해 중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예전 사진들보다 올해 여름이 더욱 빛났으면 좋겠다.





w_ A7R2, Loxia 2/50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_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