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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샘 Jul 23. 2017

구름 아래 고요함

2017.06. 도야마 정원여행 - 도야마현 중앙식물원

시간이 흘러, 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다. 비행기도 오후 늦게 떠서,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다른 곳들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마지막 날에 가려고 남겨놨던 도야마현 중앙식물원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전날 하루 종일 비가 왔었는데, 다행히 이날은 비는 그치고 구름이 많아 하늘이 꽤 예쁘게 보였다. 근처까지 버스를 타고 조금 걸어서 식물원으로 향했다. 







입구 근처에는 온실과 호수가 있다. 비슷한 크기의 나무들과 구름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온실 입구에는 식충식물들이 그냥 밖에 전시되어 있더라. 





이곳 온실은 총 네 동이나 있다. 여태껏 가본 식물원 중에서 온실이 가장 넓더라. 높은 식물들이 밀도 있게 우거져 있었다. 





온실 안에서는 35mm 렌즈로 담았다. 꽃이 많긴 했지만, 마크로촬영을 하기엔 밀도가 높아 배경이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온실 밖에서는 마크로촬영을 하기 위해 렌즈를 갈아 끼웠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작은 개체의 아름다움보단 공간의 아름다움이 더 크게 느껴져서 여기서는 마크로렌즈를 쓰지 않기로 했다. 





수목원은 총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어 보였다. 가장 먼저 입구 저변 온실과 잔디밭들 근처를 돌았다. 대부분 길은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나무나 꽃들이 드물게 있었는데, 외곽 쪽에는 나무들이 많은 길이 있었다. 





중앙은 일자형 잔디밭과 둘로 나뉜 호수 사이 연결부가 위쪽 공간과 아래쪽 공간을 구분해 주고 있었다. 

중간에 클레마티스 정원이 있었는데, 여태껏 봤던 정원들 중 클레마티스가 가장 많이 모여 있던 공간이었다. 





입구 오른쪽은 넓은 호수와 빽빽한 나무들이 늘어선 길이 있었다. 넓은 길과 나무들이 마치 오사카 부립식물원을 보는 느낌이었다. 마침 사람도 없어서 거의 대부분의 길을 나 혼자 걸었다. 





높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식물원 외곽을 돌다 보니, 호숫가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길이 보였다. 입구에서 가까운 쪽 길은 나무들이 낮아서 풍경을 보는 데 더 적합해 보였다. 그늘이 많이 없긴 했지만. 

때때로 노란 꽃이 한가득 핀 커다란 나무들이 보였는데, 호박벌이 엄청나게 모여있었다. 





천천히 한 바퀴를 돌고 나니, 다시 입구로 돌아왔다. 입구 근처 호수를 천천히 걷다 앉아서 쉬는 것을 반복하다가 공항으로 향했다. 






위치가 상당히 외진 곳에 있고, 월요일 아침에 가서 그런지 근처 어린이집에서 견학 나온 아이들 외에는 딱히 사람이 없더라. 

이 식물원은 우리나라 식물원들과는 달리 언덕길 같은 게 아예 없는 평평한 땅에 있었다. 실제로도 넓긴 했지만, 입구 근처를 제외하면 넓은 공간을 더 넓게 보이도록 꾸며놓은 것이 인상 깊었다. 시야에 산 같은 것도 들어오지 않아서 풍경이 훨씬 더 넓어 보였다. 


교통이 상당히 안 좋아서, 식물원 북쪽 정류장에서 내려서 한참을 걷고, 다시 또 한참을 올라와서 버스를 타야 한다. 돌아오는 길에 구글맵에선 정류장에 선다고 말하던 버스가 손을 흔들며 지나간 덕분에, 공항까지 걸어서 갔다. 


한국 여름도 버티기 힘든데 일본을 여름에 가자니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겐로쿠엔을 보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짧게 일본을 다녀왔는데, 겐로쿠엔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여러 정원을 돌아보고 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수국을 보겠다면 도야마/이시카와 지방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식물원보다는 길가에 수국이 더 많이 보이더라. 



Toyamaken Central Botanical Gardens(富山県中央植物園)



w_ A7R2, SEL35F14Z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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