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 이시카와 정원여행 - 교쿠센인마루 정원
겐로쿠엔 촬영을 모두 마친 후, 근처에서 조금 쉬다가 가나자와성 공원으로 향했다. 그냥 길 건너 잔디밭만 조금 걸어가면 바로 공원이 나온다.
가나자와를 들러서 볼 수 있는 정원을 찾다가 가나자와성 구역 한켠에 정원이 있는 것을 봤다. 교쿠센인마루 정원이라는 곳이었는데, 성 전체를 둘러볼 필요도 없고, 검색해 보니 꽤 괜찮아 보여서 겐로쿠엔과 함께 이곳을 보는 것으로 가나자와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정원은 중앙 호수를 중심으로 외곽의 길을 천천히 돌게끔 설계되어있었다. 안타깝게도 가운데 섬 두 곳은 접근 자체를 막아놓아서 들어가볼 수는 없었다.
주변을 돌면서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번갈아가며 담았다. 작은 폭포는 비 때문에 상당히 거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점심때가 다가올수록 더 거세게 내렸다.
정원은 한쪽 경계는 성벽으로, 반대쪽 경계는 하늘로 주변 지역과 구분하여 놓았다. 가끔 성 위쪽에서 정원으로 내려오는 길에 가이드를 대동한 사람들이 보였는데, 이 정원으로는 오지 않더라. 어쩌다 한두사람 정도만이 정원을 돌고 있었고, 빗소리 말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정원 자체는 예전에 나가사키에서 봤던 나카노차야 정원보단 넓었지만, 겐로쿠엔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비하면 동네 앞마당 수준의 정원이었다. 사진을 찍지 않고 천천히 걷기만 한다면 5분이면 한 바퀴를 돌고도 남을 정도다. 그럼에도 이 정원은 굉장히 넓게 보이게끔 꾸며져 있었다. 마치 작은 세계에 온 거인처럼 원래 넓은 공간이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한 바퀴를 도는 동안 한정된 공간을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담아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가로로, 세로로, 땅에 닿을 듯한 높이로도 찍어보고, 아래쪽과 위쪽에는 무엇이 걸려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정원 입구에 마련된 공간은, 마치 수족관의 대형수조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벤치에 앉으니 정원 전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빗소리를 들으며, 사람이 별로 없던 정원을 보며 쉬는 것으로 교쿠센인마루 정원 촬영을 마무리지었다.
이 정원은 나머지 가나자와성 구역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좁은 공간에 압축된 풍경과 주변과 격리된 경계, 호수와 다리, 폭포 등 일본식 정원에서 보던 모습 모두를 보았다. 호수가 상당히 넓은데다 바로 직전에 겐로쿠엔을 보고 왔던 기억이 생생해서 마치 겐로쿠엔을 축소해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비가 너무 오다보니 구도를 잡거나 오랜 시간동안 사진을 찍는 데 불편함이 많았다. 체력은 빨리 바닥나고 우비때문에 통풍도 안되서 땀은 비오듯 흐르는데, 비가 내리다보니 카메라를 위로 들어올리거나 몸을 숙이거나 하는 구도는 상당히 제한된다. 그래도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다시 여길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촬영을 다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대뜸 맵에다 카레라고 검색해서 가장 가까운 타반카레라는 곳을 들렀는데, 여기 꽤 괜찮았다.
참고로 여기 말고도 교쿠센엔이란 정원이 있는데, 구글맵에서 찾으려면 이 정원에 속한 식당 이름으로 찾아야 한다.
Gyokusen-inmaru Garden(玉泉院丸庭園)
w_ A7R2, SEL35F14Z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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