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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샘 Aug 06. 2017

초록이 가득한 시간

7월, 창경궁

오랜만에 비가 내리지 않는 주말이 찾아온 걸 보니, 우기 같던 장마가 끝난 모양이다. 대신에 엄청난 더위가 찾아왔다. 예전 같으면 33~34도만 넘으면 뉴스에서 난리가 나던데, 요즘은 저 정도 온도는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날씨가 굉장히 덥지만, 더운 만큼 주변의 초록은 한 해중 가장 강한 시기가 요즘이다. 새로운 곳을 찾기엔 마침 휴가철이라 도로가 굉장히 붐빌 것이라 생각되어, 근처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춘당지는 여전히 평화롭다. 

호수와 주변 모두 초록빛을 띄고 있었다. 





역시 비비추랑 맥문동은 여기서도 보인다. 이제야 좀 여름 같은 느낌이 든다. 

대온실은 보수공사 중이라, 온실 안에 있던 화분들이 전부 밖에 나와있었다. 





배경을 정리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특히나 모기가 방해하면 더 어렵다. 

나무같이 검은 것들이 배경에 걸리지 않도록 하면서, 제멋대로 뻗은 가지 같은 것들이 심도 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피해가며 찍었다. 

정 배경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면, 아예 어지럽게 흩트려놓고 흐려진 이미지가 패턴이나 질감을 갖도록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춘당지를 세 바퀴 정도 돌고 나니, 어느덧 여기도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다. 





흐린 하늘에 간간히 노을빛이 들어온다. 





시간이 지나 문을 닫을 때가 돼서야, 빛이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초록이 사방에서 빛나는 모습을 바라보다, 집으로 향했다. 





휴가철과 습하고 더운 날씨가 겹치다 보니, 사람이 많진 않았다. 대온실이 공사 중이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대온실 공사는 11월까지로 표시되어 있었다. 


가끔은 의무감에서 정원을 찍으러 나가는 때가 있다. 이 날도 그런 때였다. 주말마다 비 오는 시기가 계속되다 보니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그렇게 생각했거나, 아니면 날이 덥고 피곤해서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막상 정원에 도착해서 초록이 가득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내 그런 생각은 다 날아가고, 내가 여기서 어떤 사진을 담아갈 수 있을지를 집중하게 된다. 


한동안 초록이 가득한 시간이 계속될 것이다. 덥지만, 즐거운 시간이다. 






w_ A7R2, SEL100F28GM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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