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 방콕 정원여행 - 룸피니 공원
방콕에서 찍을 곳들을 찾다 보니, 여기는 산 같은 것이 있나 싶을 정도로 평평하더라. 실제로도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산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수목원 같은 곳 대신 넓은 공원이 많은 것 같았다. 서울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쑤언팍깟 궁전을 찍은 뒤, 룸피니 공원으로 향했다. 시롬역에서 BTS를 타고 싸얌역에 내린 뒤 바로 맞은편 승강장에서 개념환승을 하고, 살라댕역에서 내렸다. 마침 출구가 바로 백화점과 연결되어 있어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입구부터 큰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호수 주변에는 꽃이 피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플루메리아 나무들이 눈에 띄었는데, 마치 목련 같은 느낌이 났다. 실제로 떨어진 꽃은 목련처럼 시들더라.
길 주변에는 높은 나무와 낮은 풀들이 늘어져 있었다. 마치 철쭉이나 영산홍들이 늘어선 것처럼 강한 색을 지닌 열대의 꽃들이 흔하게 보였다.
언제나 여름일 것 같은 방콕도 계절이 변하는 것이 보인다. 물론 한국처럼 추워서 단풍이 드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북회귀선 아래에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보단 늦지만 슬슬 해가 기울고 있었다.
영원히 햇빛이 정오처럼 따갑게 내리쬘 것 같던 방콕에도 오후 빛이 공원을 뒤덮어가고 있었다.
걷는 내내 익숙한 듯 낯선 느낌이 들었다. 공원 길을 따라 이어폰을 꼽고 달리는 사람들과 큰 나무들 사이로 파편화된 작은 정원들을 보면 마치 집 근처 공원에 와있는 느낌인데, 주변의 식물들과 풍경들은 집 근처에선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친숙함과 낯선 느낌이 뒤섞이듯, 나도 익숙한 듯 새롭게 바라보려 노력했다.
한낮의 미칠듯한 더위도 빛과 같이 저물어간다.
그렇게 낯선 오후가 내 눈앞으로 지나갔다.
공원이 굉장히 넓다. 모든 길을 다 돌아본 것은 아닌데도 2시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여기저기서 행사 준비를 하는지 일하는 사람들과 부스들이 많았다. 그늘 아래서 느긋하게 쉬거나, 길이나 그 주변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사람이 많아 활기찬 공원이지만, 가급적 내 사진에서는 떠들썩하고 활기참보다는 따가웠던 빛이 느긋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
예전에 태국에 갔을 땐 몰랐는데, 여기도 오후 햇살이 참 예쁘다. 어딜 가든 오후 빛이 참 괜찮은 것 같았다.
Sony A7R2
Zeiss Loxia 2/50 (Planar T* 50mm F2)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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