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언제 갈 것인가

밖으로 나가기 전에 생각하는 것들

by 빛샘

언제 무엇을 찍을지 정했다면, 그 다음은 어디서 찍을지에 대해서 생각한다. 풀과 꽃은 아무 데나 있긴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내가 찍고 싶은 것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나, 넓게 찍어야 더 예쁜 이미지가 나온다면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는 등 최적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장소 선택이 필요하다.


나는 보통 이런 식으로 사진을 찍을 장소를 찾는다. 정보가 부족할수록 한 가지 방법만 쓰기보다 여러 가지 방법을 같이 쓰는 편이다.



SNS

벚꽃 시즌을 예로 들면, 인스타그램 같은 사진 위주 SNS에서 '벚꽃', '윤중로'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여러 종류의 사진이 나올 것이다. 검색 결과의 수많은 사진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찾았다면, 그 사진에 위치정보나 태그 등에 사진을 찍은 장소를 알 수 있는지 살펴본다. 또는, '물향기수목원' 식의 장소 태그나 위치정보를 검색해서 최근 사진에 벚꽃이 얼마나 피었는지를 찾아본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일수록 최근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

이 방법은 주로 갈 곳이 정해졌거나, 현지 근처에서 꽃이 얼마나 피었나 등 현재 풍경을 확인하는 데 사용한다.



지도

보통 도시/지역 이름과 '수목원', '식물원', 'gardens', 'botanical garden', 'park' 등의 단어를 조합해서 지도 서비스에서 갈만한 장소를 찾는다. 검색 결과가 별로라면, 지도 상에서 초록색으로 칠해진 구역을 훑어본다. 장소를 찾으면 해외 서비스든 국내 서비스든 상세정보 화면에서 영업시간과 사진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새로운 장소를 찾아볼 때나 해외에서 촬영 장소를 고를 때 사용한다.



사진 관련 서비스, 포털/블로그

SNS에 올려진 사진들은 보통 한 게시물에 한 장의 이미지만 있는 편이고 스팸 이미지가 많다. 이러한 곳들은 최근 풍경을 파악하기엔 좋으나, 가고자 하는 곳의 공간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 상당히 껄끄럽다.

블로그라든가 포토그래퍼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과거에 찍었던 사진들이 여러 장 올라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원이 리뉴얼되지 않는 이상 계절마다 큰 풍경은 비슷해서, 내가 그 장소에 갈 시점 기준으로 1년 전 사진을 찾아보면 내가 보게 될 풍경을 유추할 수 있다. 비록 실시간성은 떨어지더라도, 전체적인 공간을 파악하고 내가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자세히 감을 잡으려면 이러한 곳들을 찾아보는 것이 유리하다.

주로 멀리 또는 해외에 나갈 때 갈만한 장소를 고르거나, 일정을 잡은 후 특정 장소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검색조건에서 이미지 게시일 또는 exif 데이터 상의 촬영날짜를 선택해 원하는 시기를 골라보는 것이 좋다.




본격적으로 촬영을 나가기 전에 이런 식으로 장소를 찾은 다음, 언제 갈지를 생각하는 편이다. 앞서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모습에 대해 썼는데, 그러한 기억들과 함께 기상청 등에서 알려주는 꽃 예보나 SNS 피드에서 특정 꽃이 자주 보인다 싶을 때 그 꽃을 찍기 위해 나간다.


날씨는 사진에서 느껴지는 빛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항상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특히 날짜를 정하면 바꾸기 쉽지 않은 해외여행에서 더 크게 다가온다. 비행기표를 예약하기 전, 미리 현지 기상청이나 Accuweather 같은 사이트에서 장기예보 전망이나 과거 날씨 기록을 보고, 적절한 시기를 찾는다. 예를 들면, 6월 일본에서 수국 사진을 찍고 싶은데 마침 수국이 많이 보이는 시기는 장마철이다. 그러면 높은 확률로 비가 올 것을 감안하고 준비하지만, 그나마 편한 이동을 위해 비가 덜 올 것 같은 날짜를 고르는 식이다.


비를 피하지 못한다면, 일부러 비가 오는 것을 노리고 분위기를 연출해보는 것도 괜찮다. (겐로쿠엔)



그리고 만약 당신이 차가 있다면, 대중교통과 자가용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특정 시즌에 엄청나게 인기가 많은 장소나(3~5월 아침고요수목원, 고양꽃박람회 등), 근처에 대규모 행사가 자주 있는 지역이라든가(늦봄~여름 올림픽공원 등), 주변 사람들이 쉽게 올 수 있는 장소들(4~9월 서울숲 등)은 12시가 되기 전에 주차장이 꽉 차서 불필요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생길 수도 있다.


반대로 뜻밖의 한산함도 기대해볼 수 있다. (강원도립화목원)



촬영 장소와 시기를 정했다면, 어떻게 돌아볼 것인지도 생각한다. 보통 관리가 잘 되는 정원들은 입장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 있고, 사진을 무한정 찍기엔 체력에 무리가 따른다. 처음 가는 정원은 내 눈으로 직접 공간을 파악하기 위해 그 장소의 모든 구역을 돌아보는 편이지만, 장소 파악이 끝났고 주로 찍을 피사체가 정해져 있다면 제한적인 곳에서 집중해서 사진을 찍는 편이다. 예를 들어, 2~3월 즈음에 봄꽃 접사를 찍고 싶다면 창경궁 대온실이나 아침고요수목원 산수경온실같이 난대온실이 있는 곳을 가서 온실 안에서만 사진을 찍고 나온다든지 하는 식으로 작업한다. 이럴 때 주로 갈 곳의 공식 사이트를 참조하거나, 내가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돌아보며 다음에 똑같은 장소에 간다면 무엇을 찍을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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