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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초록

2015.12 오사카 정원여행 - 시텐노지 혼보테이엔

도심 속 정원에 햇살이 들어왔다

by 빛샘
DSC01648.jpg 자고싶다...



교토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사카로 이동했다.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해버리고, 기차를 잘못탄 탓에 모든 역에 다 서는 1호선st 열차를 타고 갔다. 마침 출근시간이었고, 일본 출근길 풍경은 그냥 1호선 타고 신도림을 빠져나와 인천 방향으로 가는 느낌이었다. 어르신들은 페북을 하고 있었고, 중고딩들은 아이돌 공연 영상을 보고 있었다.



IMG_0573.JPG 이건 집에 가라는 건가...


먹고, 도톤보리 글리코 간판 보고, 쇼핑하는 것만 유명할 줄 알았던 오사카에도 잘 살펴보면 정원이나 식물원이 있다. 오사카에 오기 전 꼽아봤던 여러 정원들 중 이날은 시텐노지부터 갔다.


난바에서 시텐노지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린다. 좀 거리가 있는 편인데, 그래도 오사카를 처음 와 봤으니 시내도 둘러볼 겸 걸어서 움직였다. 시텐노지 앞에 가니 수학여행 비슷한 거라도 온 듯 학생들이 많았고, 도심에 있는 절이라 그런진 모르겠지만 기부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시텐노지는 중심가람과 본방정원(혼보테이엔, 本坊庭園)이 유료다. 부분 유료화지만 주유패스를 갖고 있다면 돈을 낼 필요는 없다. 패스 보여주면 패스에 붙은 바코드를 찍은 다음, 중심공원과 혼보정원 입장권으로 바꿔준다.


A7R2에는 전날 끼워뒀던 sel2470z를 계속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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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가람은 중앙 한쪽 건물이 공사 중이었다. 특이하게, 교토에서 계속 봐왔던 모래 평원이 정원이 아닌 여기에 있었다. 회랑을 따라 동선이 짜여 있었고, 한쪽 건물에는 거대한 불상이 모셔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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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가람은 혼자 격리된 구역인지라 혼보정원으로는 바로 갈 수 없었다. 중심가람을 빠져나와, 혼보정원에 가기 전 시텐노지 나머지 구역들을 돌아봤다. 여긴 마치 덕수궁과 탑골공원이 섞인 느낌이었다. 한국에서나 볼 줄 알았던 비둘기도 많았고, 어르신들이 기도를 올리던 곳들이 있었다.

혼보정원에 가기 직전에 관광객 출입금지구역? 비슷한 게 있었다. 다행히 앞에 경찰 아저씨가 혼보정원 가는 길을 알려주심. 혼보정원 앞에 매표소가 있고, 아까 주유패스 보여주고받은 티켓을 보여주면 된다. 내가 시텐노지에 갔을 때는 온 사방이 공사 중이어서 길이 엄청 헷갈렸다.






일본 정원은 폭포가 정말 필수요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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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보테이엔 입구에선 한창 스님들이 불경을 외고 있었다. 한창 법회 중인 것 같다.

정원에 들어서니 한편에 폭포와 강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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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풍폭포


호수는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고, 호수 사이에는 강이 흐르고 있었다.

작고 얕은 호수에는 대체로 낮은 나무들 위주로 배치되어 있었고, 여기에도 폭포가 있었다.


정원 안은 바깥에 비해 의외로 사람이 거의 없어 고요했다.



두 호수에서 나온 물은 정원 바깥으로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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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안쪽에는 입구 쪽 호수보다 더 크고 깊어 보이는 호수가 있었다. 덕수궁 석조전을 보는 느낌의 정자나 현대식 건물 사이에, 큰 나무들이 주변에 우거져 있었다. 교토의 다른 정원들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정원 주변은 나무와 건물이 둘러싸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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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서 조금 떨어진 안쪽에는 사원 건물들이 있었다. 건물 주변에는 높고 큰 나무들이 많았다.

정원 주변은 교토와 마찬가지로 높은 나무들이 정원 바깥 구역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있었지만, 요즘 건물이 더 높아진 탓에 정원 주변으로 건물이 보였다. 간간이 트럭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소음은 나무들 덕분인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뭐 그래도 도시와는 동떨어진 한적한 느낌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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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나올 때에도 입구 쪽에서 들려오던 불경 외우는 소리는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 들렀던 정원 대부분은 절 안에 있는 곳이었다.

운이 좋다면, 불경 소리로 가득 찬 정원에서 무언가 벅찬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햇빛을 받고 꽃과 초록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안해지는 건 크게 다르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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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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