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간의 면회
“1467번, 면회.”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 번호가 이제는 내 이름처럼 느껴졌다.
누군가가 내 이름 대신 숫자를 부르고,
나는 아무런 저항 없이 대답하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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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방에 들어온 지 나흘째 되는 날.
진우는 오늘도 어김없이
면회실 유리창 너머에 앉아 있었다.
유니폼처럼 익숙한 회색 벽,
하루에 15분 주어지는 시간,
차가운 수화기.
그 안에서 그만은
여전히 따뜻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15분이 요즘 내 인생 전부였다.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번호가 아닌 ‘윤서’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
“밥 잘 챙겨 먹고 있어?”
“춥지는 않아?”
진우는 매일 그렇게 물었고
나는 늘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했다.
사실 진짜로 묻고 싶은 건 그게 아니었는데.
나는 가끔 상상했다.
이 유리창이 없었다면,
그는 지금 나를 어떻게 봤을까.
아니,
아직도 나를 똑같이 사랑하고 있는 걸까.
신입방에선 누구와도 깊이 말하지 않았다.
그러기엔 내 안의 공간이 너무 조용하고,
너무 복잡했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가 그 조용한 안으로 갑자기 뛰어들었다.
정미경. 스무 살. 보이스피싱 전달책.
밝고, 시끄럽고, 너무 어린 얼굴.
“헉, 언니! 저 구치소는 처음이라 너무 무서웠는데~무서운 아줌마들만 있는건 아니네요~”
“근데 언니… 완전 조용하시다. 멋있어요. 약간 드라마 느낌?”
나는 웃었다.
말은 하지 않았다.
웃는 게, 그나마 적게 내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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