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 떨어져도 타격감이 없는 이유
몇 년 전, 꽤 이름 있는 회사의 면접을 보러 갔다.
사람들은 면접장에 들어갈 때
긴장된 표정으로 여기저기서 자기소개를 중얼거리거나,
마지막으로 서류를 점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틈에 나는 오히려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회사에 내가 어울릴까?'
사람들은 보통
'내가 그 회사에 선택받을까?'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반대로
'이 회사가 내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
면접실에 들어서자마자
몇 명의 면접관들이 서류를 훑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험이 꽤 다양하시네요."
"네,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 말에 면접관 중 한 명이 눈썹을 살짝 들었다.
아마 '왜 이렇게 당당하지?'라고 생각했을 거다.
질문이 이어졌다.
나는 막힘없이 설명했다.
단순히 대답만 한 게 아니라,그 프로젝트가 왜 중요한지,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까지.
한 번 말문이 트이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건 내 전공 분야다.
중간에 면접관 한 명이
"그 문제를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었나요?"라고 물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봐야죠.
복잡하게 생각하면 해결이 더 어려워지니까요."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나는 속으로 '됐구나' 싶었다.
그런데 며칠 뒤 도착한 이메일.
"죄송하지만, 이번에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잠깐 이메일을 다시 읽었다.
정말?
내가 떨어졌다고?
순간 어이가 없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대답을 잘못했나?
너무 솔직했나?
그런데 아무리 곱씹어도 내가 부족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아, 그냥 나를 못 알아본 거지."
ENTP 는 그렇다.
실패에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내 실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게 아니다.
그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여자가 어쩜 그렇게 쿨하냐?"
"면접에서 떨어졌는데 속상하지도 않아?"
솔직히 말하면,전혀 속상하지 않다.
그 시간에 차라리 다음 계획을 세운다.
놓친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새로운 기회는 언제든 열려 있으니까.
"나를 알아보지 못한 니가 바보지.
언젠가 후회할걸."
그리고 그 후,나는 더 좋은 곳에서
더 멋진 사람들과 더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다.
면접에서 떨어졌던 그 회사?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ENTP 속마음 메모 #7
ENTP는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방식 덕분에
실망할 시간에 다음 계획을 세운다.
오히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상대를 아쉬워할 만큼 자신감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