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P 이야기 5.멈추면 지루하니까

루틴보다 변화, 안정보다 자극

by 루미아

어떤 사람은 평온한 일상이 좋다고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정해진 일과를 마치고,
퇴근 후엔 조용히 집에서 쉬는 것.
반복되는 하루가 주는 안정감에 감사하며 산다고 한다.

나는 그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
똑같은 하루는 나를 숨 막히게 만든다.
무언가를 배우지 않거나,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지 않으면
금세 지루해지고, 무기력해진다.

몇 년 전, 여행사 일이 너무 익숙해졌을 때가 있었다.
수십 번 다녀온 여행지, 수백 번 설명한 코스들.
일은 좋았지만, 어느 순간 목이 말랐다.
그래서 갑자기, 노동법을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지금도 바쁜데 대학원을 왜 가?”
“공부한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그 질문에 나는 굳이 답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들은 ‘배움이 곧 목적’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요일엔 하루 종일 수업,
주중엔 일하고, 밤마다 논문을 읽었다.
학비와 교재비로 3천만 원 넘게 들었지만
그 모든 과정이 나에겐 너무 좋았다.

법의 구조, 논리,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
그걸 공부하는 시간이
내 안의 숨구멍 같았다.

사람들은 또 물었다.
“그럼 변호사 될 거야?”
나는 웃으며 답했다.
“아니, 공부했잖아. 그걸로 충분해.”

결과보다 과정,
안정보다 자극,
예측 가능한 미래보다
예상 못 한 배움이 주는 전율.

그게 ENTP다.






ENTP의 속마음 메모 #5

ENTP는 결과보다 과정을 사랑한다.
공부는 진로가 아니라, 생존 방식이다.
같은 자리에 오래 머무르면 숨이 막히고,
새로운 것을 배우면 다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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