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져도 꽃이다. 마지막화

에필로그 - 나는 여전히, 지지고 볶고 있다.

by 루미아


아이들은 여전히 시끄럽고
냉장고엔 오늘도 반찬이 없다.
남편과 아이들은 눈앞에 있는 것도

못 찾아서 나를 찾아댄다.


아이 셋,

가정,

일,

가끔은 너무 많은 역할 속에서

헷갈리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지지고 볶는 하루들이

내 삶의 온도라는 걸.


그 고단함 속에서

나는 여전히 웃고 있고

여전히 걸어가고 있다.


어떤 날은

내가 너무 보잘것없이 느껴지다가도,

아이들 셋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나를 꼭 안아줄 때가 있다.


그럴 땐

지난 날의 모든 고생이

꼭 필요했던 퍼즐 조각처럼 느껴진다.


나는 여전히 지지고 볶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참 괜찮게 잘 살고 있다.



누군가는

그런 날들을 “버텼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말하고 싶다.


“지지고 볶았고,

그래서 더 깊어졌다.”


이제는

살아내는 것도,

기억하는 것도,

웃는 것도

내 힘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지금,

나는 참 잘 살아왔다고

조용히, 그리고 단단히

내 어깨를 토닥여준다.





지지고 볶는 인생
그래서 인생이 더 맛있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