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이 필요한 시기.
평소엔 바지런하다 못해,
어디선가 바퀴라도 달린 것처럼 움직인다.
새로운 일정, 갑작스러운 외출,
정리 한 번 시작하면 밤샐 기세로 몰아붙이는 에너지.
그런데 그렇게 쉴 새 없이 돌다가도
어느 날은 갑자기,
소파에 그냥 녹아버린다.
말 그대로 ‘일심동체’.
눈앞에 리모컨이 있어도 손가락 한 번 까딱하기 싫고,
물 마시러 가야지 하다가도,
‘그냥 참자’ 하고 다시 눕는다.
나도 안다.
평소의 나를 봐온 가족들이 보면 당황할 만하다.
“아니, 당신 아픈 거 아니야?”
“뭐야, 왜 이렇게 멍하니 있어?”
“엄마, 기분 나쁜 거야? 왜 말도 안 해?”
아니야.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고,
화가 난 것도 아니고,
누가 뭐라고 해서 삐진 것도 아니야.
그냥 진이 다 빠졌을 뿐이야.
생각은 늘 바쁘고,
머릿속은 수많은 시나리오로 가득 차 있었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땐 논리로 무장하고,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에너지가 바닥나면,
나는 스스로 전원 코드를 뽑아버린다.
의식적으로 쉬는 것도 아니다.
그냥… 멈추는 거다.
가족들은 혼란스럽다.
“ 도대체 무슨 장단에 맞춰야 되냐.”
“맨날 에너지 넘치더니, 갑자기 왜 이렇게 퍼져 있어?”
“왜 이렇게 멋대로야?”
그 말들, 억울하다.
멋대로가 아니라,
진짜, 너무 진이 빠져서 그래.
그저 충전이 필요한 거야.
그렇게 한바탕 녹아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또 미친 듯이 움직인다.
그게 ENTP다.
우리는 멈추는 법을 모르고 달리다가,
몸이 먼저 “멈춰!” 하고 외치는 순간이 있다.
그때는 억지로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면 부서질 것 같으니까.
가끔은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근데, 그게 이상한 걸까?
ENTP 속마음 #9
늘 괜찮은 척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쉬고 싶은 사람
멋대로인 것처럼 보여도,
그건 그냥 지쳐서 그런 사람.
그들도 나름 그들에게 맞추어가고 있다
바로 entp 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