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칭찬받는 집
부모가 가장 바쁠 때.
그건 아이가 가장 작고 약한 시기와 겹쳐 있었다.
서하는 사무실 책상 앞에서
자리와 책임, 미래를 굳혔고
강재는 그 아이를 안고
기저귀를 갈고, 손수건을 개고,
낮잠 시간을 지켰다.
세상은 그를 칭찬했다.
요즘 보기 드문 남자라고,
아내가 복이 많다고.
서하는 웃었다.
그 말들 속엔
자신이 흘린 시간은 없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어릴 적,
서하는 늘 엄마 곁에 붙어 있었다.
엄마는 손이 많았지만
마음은 적었다.
역할은 정해져 있었고,
시간은 흘렀다.
이제 서하의 딸은
아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아빠의 손을 따라 말투를 바꾸며
아빠를 기다린다.
서하는 그 풍경을
멀찍이서 본다.
조금 서운하고, 많이 안도하며...
그건 후회가 아닌 선택이었다.
그리고 언젠가
진심으로 말해줄 것이다.
“엄마는 일했고,
아빠는 너를 키웠어.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우리가 널 위해
함께 만든 가장 강한 결정이야.”
어느 퇴근길, 부장님이 물었다.
“남편이 살림 다 한다면서?
와, 진짜 요즘 보기 드물다.
칭찬받아야겠네.”
서하는 웃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강재는 하루도 빠짐없이 밥을 차렸고,
아이가 아프면 밤을 새웠고,
청구서를 제날짜에 냈다.
‘살림 잘하는 남자’라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문장 속엔
서하의 새벽과 밤은 없었다.
‘남편이 애 키워줘서 아내가 일할 수 있는 구조’
그 요약 속에는
그녀의 전쟁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회사에선
강재가 좋은 남자였다.
학교에선
의외로 꼼꼼한 아빠였다.
지인들은 말했다.
“그래서 네가 잘 나가는 거구나.”
“진짜 든든하겠다.”
서하는 말없이 물을 마셨다.
그 말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가 희미해졌다.
어느 저녁,
서하가 조용히 강재에게 말했다.
“당신 요즘… 행복해 보여.”
강재는 웃으며 대답했다.
“불행해 보여야 해?”
서하는 잠시 숨을 고르다 말했다.
“아니.
그냥…
당신이 박수받는 걸 보면서
내가 조금 투명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강재는 한참을 말이 없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말했다.
“그건 당신이 버텨줘서 그래.
내가 받는 박수는,
사실 우리 둘 다한 테 쳐줘야 하는 거잖아.”
다음 날,
서하는 화장을 하며 거울을 보았다.
강재의 말이
그녀의 얼굴 위로 조용히 앉았다.
남편이 칭찬받는 집.
그 안엔
무대와 조명이 있었고,
그걸 뒤에서 받쳐온
또 한 사람이 있었다.
그게 누구인지,
세상은 관심 갖지 않는다.
하지만 서하에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함께라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함께라는 말,
그 안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