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바쁘게 휴대폰을 확인하는 대신
잠시 창문 너머의 하늘을 바라봤다.
구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그 속도를 따라 내 마음도 느려졌다.
'오늘 하루를 조금 다정하게 살아볼까.'
그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다정함은 거창한 게 아니었다.
그냥 나를 밀어붙이지 않는 것.
계획표에 틈을 남겨두는 것.
몸이 피곤하다고 말할 때,
'조금 쉬어도 괜찮아'라고 대답해 주는 것.
점심시간엔 좋아하는 빵집에 들렀다.
매일 같은 식당에서 대충 때우던 시간을,
조금은 설레는 선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내 하루가 다르게 느껴졌다.
커피 대신 따듯한 허브차를 골랐다.
향긋한 내음이 코끝에 닿자, 몸이 먼저 알아챘다.
이건 '괜찮아, 지금 이 순간을 즐겨도 돼'라는 신호라는 걸.
퇴근길엔 일부러 돌아서 공원을 걸었다.
이어폰을 끼지 않고, 그냥 발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었다.
해 질 무렵의 하늘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그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동안,
오늘 하루가 마치 나에게 편지를 건네는 것 같았다.
'오늘의 너, 잘 살아냈어. 참 다정했어.'
사실 예전엔 이런 하루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늘 해야 할 일에 밀려 감정은 뒷전으로 미뤄졌고,
나 자신은 늘 '괜찮은 척'하느라 지쳐있었다.
그런 내가 이제는
"오늘 뭐가 먹고 싶지?"
"지금 어떤 음악이 듣고 싶지?"
"지금 이 마음은, 어떤 색일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것부터 나를 배려하고,
하루에 한 순간이라도 나를 위해 멈춰주는 것.
그게 내가 나에게 건네는 다정함이었다.
다정한 하루란 완벽한 하루가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하루였다.
[기록]
다정함은 어쩌면 아주 작은 결정들에서 시작된다.
오늘 나는 나에게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라고 속삭여준 하루를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