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제약을 무기로 바꾼 방식
1950년의 도요타는 사실상 파산 직전이었습니다. 창업자 도요타 기이치로는 사임했고, 1,600명이 정리해고됐으며, 남은 직원들은 2개월간 파업을 벌였습니다. 노사 타협의 결과로 '종신고용', 즉 앞으로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자본이 없어 대량 생산 설비를 살 수 없고, 내수 시장은 작아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해야 하고, 직원은 해고할 수 없는 3중 제약이었습니다.
그 해 여름, 신임 사장 도요다 에이지는 미국 포드의 루지 공장을 시찰하고 돌아와 이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미국의 대량 생산 방식은 일본에 맞지 않는다고. 따라 할 수 없다면, 다른 길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 다른 길이 TPS, 도요타 생산 방식(Toyota Production System)이었습니다.
1956년, 공장장 오노 다이이치는 미국의 피글리 위글리(Piggly Wiggly) 슈퍼마켓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고객이 진열대에서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만큼만 꺼내가는 장면을 보며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공장도 이렇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공장의 방식은 앞 공정이 최대한 많이 만들어 뒤로 밀어내는 푸시 방식이었습니다. 재고가 쌓이고, 불량이 묻히고, 자본이 창고 안에 갇혔습니다. 오노는 반대로 설계했습니다. 뒤 공정이 필요할 때 앞 공정에서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는 풀 방식이었습니다. 빈 상자에 간판(Kanban)을 꽂아 넣으면, 그만큼만 다시 생산하는 구조였습니다.
자본이 없어서 재고를 쌓을 수 없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방식이었습니다. 제약이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도요타는 공장 곳곳에 안돈(Andon)이라는 스위치를 설치했습니다. 기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불량품이 발견되면, 현장 작업자가 누구든 그 스위치를 당겨 생산 라인 전체를 멈출 수 있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이것은 상식 밖의 결정이었습니다. 라인을 세우면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 권한을 경영진이 아닌 말단 작업자에게 준다는 것은 더욱 파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요타는 이렇게 봤습니다. 불량을 뒤로 넘기는 비용이, 라인을 멈추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그리고 한 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라인을 멈춘 직원을 절대 질책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왜'라는 질문을 다섯 번 반복하며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았습니다. 직원이 불이익을 두려워하면, 불량을 보고도 숨깁니다. 그것이 진짜 위험이라는 것을 도요타는 알고 있었습니다.
1973년 1차 오일쇼크가 왔습니다.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도요타는 나 홀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TPS가 만들어낸 극단적인 재고 최소화 구조가 외부 충격에 가장 강한 체질을 만들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2007년, 도요타는 GM을 꺾고 세계 자동차 판매 1위에 올랐습니다. 1950년 파산 직전의 회사가 57년 만에 이룬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대단한 자본이나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돈도 없고, 설비도 없고, 직원도 해고할 수 없다는 3중 제약이었습니다.
제약이 없었다면, 포드를 따라 했을 것입니다. 포드를 따라 했다면, TPS는 없었습니다.
첫 번째는 업무의 상한선을 정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최대 세 개로 제한합니다. 앞 단계가 완전히 끝나야만 다음 업무를 받을 수 있게 합니다. 트렐로나 지라 같은 칸반 보드로 이 규칙을 시각화하면 병목이 어디서 생기는지 즉시 보입니다.
두 번째는 누구든 라인을 멈출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입니다. 버그, 고객 클레임, 서비스 결함이 발견되면 해당 담당자가 즉시 관련자 전원을 소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절대 책임을 추궁하지 않아야 합니다. 직원이 문제를 숨기기 시작하면 시스템 전체가 무너집니다.
세 번째는 주 1회 크로스 트레이닝을 지정하는 것입니다. A 직원이 휴가를 가거나 퇴사해도 B 직원이 즉시 방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1명이 1가지 업무만 아는 구조는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가장 위험한 설계입니다.
도요타가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생산 기법이 아닙니다. 제약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없기 때문에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가장 답답하게 느껴지는 제약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혁신의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