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회고] 저는 2월에 도망쳤습니다

성장하는 척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피한 한 달의 기록

by 경영 컨설턴트 Tim

2월이 끝났습니다. 결산을 해봤습니다.


Vlog는 월 10회 이상 올렸습니다. SNS 채널은 전방위로 성장했습니다. 링크드인은 649명, 유튜브와 쓰레드도 조금씩 늘었습니다. 세미나에는 20명에서 30명이 왔고, 제가 직접 만든 체크리스트로 참석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줬습니다. 사내 지식뱅크에 올린 경영 사례 글은 센터장님께 좋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은 달이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저는 2월에 도망쳤습니다.


이 문장을 쓸 수 있게 된 것은, 월간 회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바빴지만, 중요한 것은 피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과제들이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 연장 계약을 위한 제안서를 다듬어야 했고, 세미나 모집도 해야 했지요. 그 앞에 서면 막막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압박감이 왔습니다.

그때 저는 유튜브를 켰습니다. AI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혼자 끙끙대면서 '공부하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습니다. 바탕화면에는 목표를 박아뒀고, 퇴근 후에도 남아 있었으니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열심히가 아니었습니다. 도피였습니다.


분명 제 주변에는 그 문제를 이미 풀어본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막혔는데, 어떻게 접근하셨어요?"라고 한 마디만 했어도 됐습니다. 그러나 혼자 끙끙댔습니다.


독서는 미달성했고, 피드백 청취도 미달성했고, 컨설팅 매칭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고립을 열정으로 착각했습니다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패턴이 있었습니다. 저는 혼자 고민하는 것을 성실함으로 포장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남에게 묻는 것을 번거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느꼈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이상한 압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겸손이 아니었습니다. 두려움이었습니다.


컨설턴트로서 클라이언트에게는 "혼자 끙끙대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라고 말합니다. 정작 제가 그 조언을 가장 듣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패턴을 발견한 것은 업무 중이 아니었습니다. 한 달을 돌아보는 회고 시간이었습니다. 바쁘게 달리는 동안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멈추고 뒤를 돌아볼 때 비로소 보였습니다. 회고가 없었다면, 저는 3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도망쳤을 것입니다.


그래도 2월이 남긴 것

아쉬움 속에서도 건진 것들이 있었습니다. 세미나에서 직접 만든 체크리스트를 나눴을 때, 참석자들이 "이거 바로 쓸 수 있겠다"고 말해줬습니다. 그 순간이 진심으로 뿌듯했습니다. 지식뱅크에 올린 글이 동료들에게 닿았다는 것도 예상 밖의 수확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만들고, 일단 올리고, 일단 나눴더니 반응이 왔습니다. 2월이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준비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가진 것을 내놓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돌려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것도 회고를 통해 발견했습니다. 한 달을 통째로 '실패'로 규정하기 쉬운 상황에서, 회고는 놓쳤던 수확을 다시 찾게 해줬습니다.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같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월간 회고를 하지 않는다면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까.


많은 분들이 연초에 목표를 세웁니다. 그리고 12월에 "올해도 그냥 지나갔다"고 말합니다. 그 사이 11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서 막혔는지, 어떤 패턴이 반복됐는지 살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월간 회고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이번 달에 잘한 것은 무엇인지, 치명적인 병목은 무엇이었는지, 다음 달에 딱 하나를 바꾼다면 무엇인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한 달에 한 번, 한 시간이면 됩니다.


달리기를 멈추고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없으면,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빠른 것과 올바른 방향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3월에 바꾸는 한 가지

3월에는 공격적인 목표들이 있습니다. 컨설팅 현장에서의 채용 성공, 신규 현장 2곳 수주, 외부 세미나 모객, SNS 지표 상향.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딱 한 가지만 기억하려고 합니다. 막히면 혼자 끙끙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모른다고 말하는 연습을 3월의 가장 중요한 훈련으로 삼겠습니다.


도망치는 것과 쉬는 것은 다릅니다. 혼자 고민하는 것과 고립되는 것도 다릅니다. 2월은 그 경계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회고가 없었다면, 저는 이 경계를 3월에도, 4월에도 모른 채 지나쳤을 것입니다.


성장은 잘한 것을 세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도망쳤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정은, 멈추고 돌아보는 사람에게만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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