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인데 왜 통장이 비어 있을까요?

경영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재무의 3가지 진실과 3대 재무제표

by 경영 컨설턴트 Tim

컨설팅 현장에서 두 종류의 경영자를 만납니다. 숫자를 절대적인 사실로 믿는 사람과, 숫자는 회계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치부하는 사람입니다. 두 가지 모두 위험합니다. 전자는 숫자에 속고, 후자는 숫자를 모른 채 경영합니다.


재무제표를 읽는 것은 회계사의 영역이 아닙니다. 경영자의 언어입니다. 복잡한 계산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숫자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진실 1. 이익과 현금은 완전히 다른 생물입니다

"올해 흑자 났어요!"라고 기뻐하는 대표님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그다음 달에 직원 월급을 걱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흑자 부도의 전형적인 장면입니다.


원인은 단순합니다. 물건을 외상으로 팔면 손익계산서에는 '이익'이 찍힙니다. 하지만 통장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회계상으로는 수익이 발생했지만, 현금은 아직 고객의 손에 있습니다. 이익은 회계상의 기록이고, 현금은 실제로 쓸 수 있는 자원입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이익은 회계상의 '의견'입니다. 은행 계좌의 현금만이 유일한 '사실'입니다. 이익이 올랐다고 현금이 돌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진실 2. 재무제표는 과학이 아니라 추정의 예술입니다

이번 달 영업이익이 갑자기 두 배로 뛰었습니다. 비즈니스가 갑자기 좋아진 것일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감가상각 기간을 늘렸거나, 못 받을 돈을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대손충당금 비율을 줄였을 수도 있습니다. 회계적 가정 하나가 바뀌면 숫자가 크게 달라집니다.


재무제표는 정해진 규칙 안에서 경영자와 회계 담당자가 선택한 가정들의 집합입니다. 완벽한 객관적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서 숫자가 변했을 때 반드시 물어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변화가 진짜 비즈니스의 개선인가, 아니면 회계적 가정의 변경인가." 이 질문 하나만 습관적으로 던져도 숫자에 속을 가능성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진실 3. 숫자를 감추면 사내 정치가 자랍니다

경영진이 재무 숫자를 비밀로 하면 직원들은 회사의 결정을 오해합니다. 왜 갑자기 채용을 멈췄는지, 왜 이번 분기에 마케팅 예산이 줄었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빈자리를 소문과 추측이 채웁니다.


재무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은 단순한 개방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직원들을 부속품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로 격상시키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입니다. 숫자를 아는 사람은 자신의 일이 회사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합니다. 그 이해가 주인의식을 만듭니다.


3대 재무제표: 회사를 해부하는 세 개의 카메라

재무제표는 세 가지입니다.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현금흐름표입니다. 하나만 봐서는 회사의 진짜 얼굴을 알 수 없습니다. 세 가지를 교차해서 봐야 합니다.


손익계산서: 마진이라는 이름의 방어력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 동안 얼마를 벌고 얼마를 썼는지를 보여주는 표입니다. 여기서 핵심적으로 봐야 할 두 가지 숫자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매출총이익률입니다. 매출총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입니다. 제품 자체의 순수한 경쟁력이자 가격 결정력을 나타냅니다. 이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가격 할인을 남발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두 번째는 영업이익률입니다.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입니다. 회사의 운영 효율성을 나타냅니다. 제품은 잘 팔리는데 영업이익률이 낮다면 본사 조직이 너무 비대하거나 마케팅에 과도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대차대조표: 자산과 부채의 민낯

대차대조표는 특정 시점에 회사가 가진 것과 빚진 것의 현황을 보여주는 표입니다. 연말 자정에 찍은 사진이라고 보면 됩니다.

자산이 많다고 무조건 기뻐할 일이 아닙니다. 그 자산이 현금인지, 아니면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안 팔리는 재고인지 질(質)을 따져야 합니다. 장부에 보이지 않는 숨겨진 부채도 있습니다. 운용리스로 빌린 장비나 차량은 겉으로는 부채로 표시되지 않지만,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입니다. 이런 '유령 빚'이 현금 흐름을 조용히 잠식합니다.


현금흐름표: 기업의 진짜 산소통

100인 이하 조직에게 가장 중요한 표입니다. 실제로 현금이 어디서 들어오고 어디로 나갔는지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OCF)입니다. 아무리 손익계산서가 좋아 보여도 이 숫자가 마이너스라면, 본업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익은 났지만 실제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잉여현금흐름(FCF)이 있습니다. 영업으로 번 돈에서 설비 유지보수 비용을 빼고 남은 순수하게 쓸 수 있는 현금입니다. 이 숫자가 풍부한 기업은 빚 없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숫자가 마이너스인 기업은 성장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현금을 소진하고 있습니다.


세 표를 교차해서 읽는 방법

손익계산서가 좋은데 현금흐름표가 나쁘다면, 외상 매출이 쌓이고 있거나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대차대조표의 자산이 늘었는데 현금흐름표의 현금이 줄었다면, 팔리지 않는 재고나 회수되지 않는 매출채권이 쌓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세 표 중 하나만 좋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세 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비로소 회사가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는 회계사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경영자가 회사의 상태를 정확하게 읽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도구입니다. 숫자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 세 가지 질문을 습관적으로 던지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익이 현금으로 연결되고 있는가.

숫자의 변화가 실제 비즈니스의 변화인가.

본업에서 현금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이 세 가지가 경영자가 재무제표에서 찾아야 할 가장 중요한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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