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콜린스가 말하는 회사의 진짜 출발점은 전략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1997년 애플은 파산 직전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했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이었을까요. 신제품 기획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전략 수립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이사회를 교체하고, 경영진을 재편했습니다. 그 다음에 아이맥이 나왔고, 아이팟이 나왔고, 아이폰이 나왔습니다.
짐 콜린스는 이 장면을 이렇게 읽습니다. 애플을 살린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많은 조직이 전략을 먼저 세우고 사람을 그 전략에 맞춥니다. 이 방향으로 갈 것이니, 이런 역할이 필요하고, 그 역할에 맞는 사람을 찾는 순서입니다. 논리적으로 들립니다.
그런데 콜린스는 반대로 말합니다. 어디로 갈지보다 먼저, 누가 버스에 타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이유가 있습니다.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처음 세운 전략은 실패하거나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정 아이디어에만 맞는 사람은 그 아이디어가 틀렸을 때 함께 무너집니다. 하지만 탁월한 사람은 아이디어가 틀렸을 때 그것을 고치고, 바꾸고, 다시 만들어냅니다.
전략은 환경이 바뀌면 수정해야 합니다. 사람은 환경이 바뀌어도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전략을 세우는 역량보다 탁월한 사람을 알아보는 역량이 더 근본적인 경영 역량입니다.
콜린스는 리더가 가장 먼저 봐야 할 숫자를 매출도, 이익도, 현금흐름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핵심 좌석에 맞는 사람이 앉아 있는 비율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비율이 90% 미만이면, 그것이 회사의 최우선 과제라고까지 말합니다.
핵심 좌석은 세 가지 기준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자리의 결정이 회사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가. 이 자리가 비었을 때 회사에 치명적인 리스크가 생기는가. 이 자리가 제대로 채워졌을 때 회사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가.
현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 직원을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정말 중요한 자리 몇 개가 무엇인지를 먼저 정의하는 것입니다. 대표, 영업 리드, 제품 책임자, 운영 리드. 회사 성패를 크게 좌우하는 자리를 선명하게 잡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물어야 합니다. 이 자리에 지금 정말 맞는 사람이 앉아 있는가.
이 질문이 흐리면 전략도 흐려집니다. 핵심 좌석이 잘못 채워진 상태에서 아무리 좋은 전략을 세워도, 그 전략은 실행되지 않거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보는 오류가 있습니다. 사람 문제를 감정으로 다루는 것입니다. "열심히 한다", "오래 함께했다", "성격은 좋다". 이 말들이 핵심 좌석 문제를 미루는 이유가 됩니다.
콜린스는 더 냉정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사람이 이 자리에서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가. 가치와 의지와 책임감이 있는가. 이 사람을 계속 두면 다른 좋은 사람을 잃게 되는가.
사람 판단은 호감도가 아니라 좌석 적합도로 봐야 합니다. 이 구분이 어려운 이유는 좋은 사람이지만 그 자리에 맞지 않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자리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혼동하면 결단이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콜린스는 리더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를 짚습니다. 너무 빨리 자르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늦게 결단하는 것입니다. 알면서도 미루는 그 시간 동안, 그 자리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에 관한 결단이 필요할 때, 콜린스는 한 가지를 분명히 합니다. 엄격하되 잔인하지 않아야 한다고.
결정을 회피하지는 말되, 사람을 함부로 다루지도 말라는 뜻입니다. 핵심 좌석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섰다면 그것은 명확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결단의 타이밍과 실행의 방식은 다른 문제입니다. 타이밍에서 망설이지 않는 것과, 방식에서 인간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동시에 가능합니다.
이 장의 제목은 선명합니다. 위대한 비전도 위대한 사람 없이는 무의미하다.
비전을 먼저 세우고 싶은 마음을 이해합니다. 방향이 있어야 사람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방향이 아무리 선명해도, 그 방향으로 함께 갈 사람이 없으면 선언에 그칩니다.
탁월한 사람이 있는 조직은 방향이 바뀌어도 살아남습니다. 새로운 방향을 스스로 만들어냅니다. 반대로 탁월한 비전만 있는 조직은 환경이 바뀌는 순간 흔들립니다. 비전을 실행할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키우고 싶다면, 먼저 물어야 합니다. 지금 핵심 자리에 누가 앉아 있는가. 그 자리가 맞는 사람으로 채워져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어떤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