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도와줄수록 더 찾아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친절한 해결사가 조직의 병목이 되는 순간, 리더십은 무너집니다

by 경영 컨설턴트 Tim

팀원이 문제를 들고 찾아옵니다. 리더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팀원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돌아갑니다. 효율적인 장면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다음 날 같은 팀원이 또 찾아옵니다. 비슷한 문제를 들고.


이것이 반복될 때 리더는 처음에는 뿌듯합니다. 내가 필요한 사람이구나.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집니다. 팀원들 문제를 처리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을 못 합니다. 모든 결정이 자신을 거쳐야 합니다. 조직의 병목이 되어 있습니다.


많이 도와줬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요.


도울수록 더 찾아오는 악순환의 구조

마이클 번게이 스태니어는 리더가 코칭 습관을 갖지 못할 때 세 가지 악순환에 빠진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는 과의존입니다. 리더가 잘 해결해줄수록, 팀원은 문제가 생겼을 때 먼저 생각하는 대신 먼저 리더를 찾습니다. 의존이 쌓입니다.


두 번째는 과부하입니다. 팀원들의 문제가 리더에게 집중됩니다. 리더가 바쁠수록 조직은 느려집니다. 결정 하나하나가 리더를 통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단절입니다. 리더는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중요한 일, 방향 설정, 조직 성장, 장기 전략에서 멀어집니다. 눈앞의 문제를 처리하느라 큰 그림을 놓칩니다.


이 세 가지는 따로 오지 않습니다. 순서대로 옵니다. 그리고 시작은 항상 같습니다. 리더가 친절하고 유능하게 문제를 대신 풀어준 것입니다.


코칭은 답을 안 주는 것이 아닙니다

코칭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리더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답을 절대 주면 안 되는 대화 방식. 소크라테스처럼 질문만 던지는 기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식 면담.


모두 오해입니다.


코칭의 본질은 답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답부터 주는 습관을 줄이고, 먼저 상대가 생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답을 먼저 주면 팀원은 리더의 답을 받아갑니다. 질문을 먼저 하면 팀원은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밟습니다. 두 번째 방식은 처음에 조금 느려 보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다릅니다. 팀원이 비슷한 문제를 다음에 혼자 해결하기 시작합니다.


코칭은 느린 대화가 아닙니다. 처음에 약간의 시간을 더 쓰는 대신, 의존과 병목을 줄여 결국 더 효율적으로 조직을 움직이게 만드는 투자입니다.


코칭은 따로 빼는 시간이 아닙니다

많은 리더들이 코칭을 별도의 시간으로 생각합니다. 코칭 면담을 잡고, 진지하게 앉아서, 체계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 그래서 바쁠 때는 코칭을 미룹니다.


그런데 스태니어가 말하는 코칭 습관은 다릅니다. 10분 이내의 짧은 순간에 쓰는 것입니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 중간 점검할 때, 결과물 피드백 직후. 매일의 비공식적인 업무 흐름 안에 녹아 있어야 합니다.


팀원이 문제를 들고 왔을 때 바로 답을 주는 대신 먼저 한 가지를 묻는 것.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어떤 방향을 생각해봤나요. 이 짧은 질문 하나가 코칭입니다.


공식 면담만이 코칭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의 짧은 대화 안에서 반복될 때 코칭은 습관이 됩니다. 그리고 습관이 될 때 비로소 조직이 바뀝니다.


좋은 리더의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있습니다. 리더로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많이 알려준 사람.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 팀원들이 항상 찾아오는 사람. 이것이 좋은 리더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태니어는 다른 기준을 제시합니다. 상대의 의존을 줄인 사람. 팀원의 자율성과 숙련을 키운 사람. 결국 팀원이 리더 없이도 잘 일하게 만든 사람.


이 두 가지 기준은 단기적으로 반대 방향처럼 보입니다. 전자는 지금 당장 팀원을 도와줍니다. 후자는 지금 당장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6개월, 1년 후는 다릅니다. 전자의 리더는 여전히 모든 문제의 최초 도착지가 되어 있습니다. 후자의 리더는 팀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봅니다.


첫 리더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친절한 해결사가 되다가 조직의 병목이 되는 것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도와줬는데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나를 거쳐야만 움직이는 구조가 되어 있는 것. 그 구조를 만든 것은 팀원의 나태함이 아니라, 리더의 습관이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이 기본값이 되는 순간 달라집니다

코칭 습관의 출발은 단순합니다. 답보다 질문이 기본값이 되는 것입니다.


팀원이 문제를 들고 올 때마다 바로 답하기 전에 잠깐 멈추는 것. 그리고 먼저 한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 이 작은 습관이 쌓이면 조직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달라집니다.


팀원은 문제를 들고 오기 전에 먼저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리더에게 물으러 가기 전에 자기 나름의 답을 가지고 옵니다. 그리고 그 답이 맞든 틀리든, 생각하는 과정을 밟았다는 것 자체가 다음번에는 더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리더의 핵심은 문제를 대신 푸는 것이 아닙니다. 점점 스스로 풀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코칭 습관이 조직에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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