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l a cab vs. call a cab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누구나 ‘절친’이라는 이름으로 몇몇 얼굴이 떠오른다. 나 역시 그랬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연락처 목록에서조차 사라진 이들이 많다. 예외가 있다면 대학 동기 두 명이다.
외환 위기 이후, 안정적인 취업을 노리고 교대·사범대의 인기가 치솟던 시절, 우리는 영어교육과에서 처음 만났다. 빡빡한 커리큘럼에 허덕이며 ‘원하는 대학이 아니었다’는 아쉬움을 공유한 덕분일까. 우린 곧바로 가까워졌다. 수업이 끝나면 저녁을 함께하며 맥주잔을 기울였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건너왔다.
세월이 흐르며 각자 가는 길과 속도가 달라졌지만 우리가 여전히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건 아마도 ‘무던함’ 덕분일 것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도 과하지 않게 안부를 주고받는 성격. 그래서 얼마 전 9개월 만에 만나도 어색함 없이 할 얘기가 쏟아졌다.
신논현역 이자카야 한 곳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수많은 맥주잔과 마지막 서비스로 나온 파인애플 셔벗을 뒤로 하고 자정이 가까워지자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마지막 광역버스를 겨우 잡아타고, 잠깐 눈을 붙였는데 버스 기사님의 한마디가 나를 깨웠다.
“어디까지 가세요?”
눈을 뜨니 승객은 나 포함 두 명뿐.
“여기가 어디예요? ○○아파트는 지나갔나요?”
“한참 전에요.”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급히 내린 곳은 인적 드문 한밤의 도로.
서둘러 택시 앱을 켜자 다행히 몇 분 만에 한 대가 도착했다.
“버스에서 주무셨나 봐요?”라는 기사님의 말에
멋쩍게 웃으며 “네, 그렇네요”라고 답했다.
예전엔 주말 밤 번화가마다 택시를 잡으려 손을 흔드는 사람들이 길거리를 메웠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이 어플을 사용한다. 덕분에 기계나 앱에 익숙하지 않으면, 혹은 갑작스러운 오류가 나면 길거리에서 택시를 세우기가 더 어려워졌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나는 가끔 이렇게 바란다. 손을 들어 “여기요!” 하고 거리에서 택시를 세우는 —
to hail a cab — 옛날 방법과,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 to call a cab — 요즘 방식을 두루 누릴 수 있기를.
Sometimes you need to hail a cab the old-fashioned way, and other times it’s easier to simply call a cab with your ph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