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점심, 뭐 먹을까요?

check vs. check on vs. check in on

by 루인

대학 입학과 동시에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다. 명절이나 제사 때, 혹은 부모님이 타지에 있는 우리 형제를 보러 오실 때만 함께 밥을 먹었다. 형식적으로는 가족이었지만, 한 지붕 아래서 끼니를 같이하는 ‘식구’는 아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뵐 때면, 어쩐지 조금은 낯설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가족이 가까운 거리에 살게 됐다. 수십 년을 사시던 동네를 떠나 이사하기까지 아버지는 꽤 망설이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분 모두 새로운 동네에 제법 익숙해졌고, 나는 그 사실이 무척 다행이었다.


이제 거의 매주 주말이면 부모님과 점심을 함께한다. 가족 카톡방에서 수시로 안부를 나누지만, 한 식탁에서 표정·식사량·목소리 톤까지 살펴야 마음이 놓인다. 외식이 너무 잦은 것 아니냐던 두 분도, “동네 맛집 탐방”이라는 명목 아래 기분 전환이 된다는 나의 설득에 지금은 말없이 따라나서신다.


주말이 다가오면 먼저 식당을 고른다. 부모님 취향을 생각하며 메뉴를 살피고,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소화가 잘되는 음식인지, 매장 분위기는 어떤지, 주변에 산책할 곳이 있는지도 함께 체크한다. 이 과정은 영어로 check라고 표현한다. 어떤 사실이나 정보를 ‘확인하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두세 곳으로 압축해 부모님께 카톡으로 보내면, 종종 전부 ‘반려’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내 선택을 좋아하시지만, 새로 검색을 시작해야 할 때도 있다.


식당에 가면, 나는 식탁 세팅을 하고, 고기를 굽고, 반찬을 가져오며 분주하다. 그러는 사이 부모님의 표정이나 식사 속도를 살핀다. 이렇게 건강이나 컨디션을 살피는 건 check on이라고 한다. 단순히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안부를 묻다’의 뉘앙스다.


그리고 매주 이렇게 시간을 내어 변화를 꾸준히 살피는 건 check in on에 가깝다. 정기적으로, 의도적으로 안부를 챙기는 것이다.


어릴 땐 부모님이 우리를 돌보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이제는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도 초록색 창을 열어 새로운 식당을 검색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의 주말 루틴은 단순하다. 식당 정보를 check하고, 부모님의 건강을 check on하며, 우리 사이의 온기를 check in on하는 일.


“Every weekend, I check the restaurant, check on my parents, and check in on our b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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