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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와

그림책 레터 <가끔씩 나는>

by 여울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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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꽁 숨어버리고 싶은 날이 있어,

지금의 나의 모습처럼.

한참 동안 내 마음은

깜깜하고 아주 작은 방 같아. ”


살다 보면 일이 술술술 풀리는 날도 있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날들이 더 많아요.

다른 이들은 앞으로 쭉쭉~

고속도로처럼 잘만 나가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뒤로 후진만 하는 것 같은지..


저는 평소 선물 같은 말들을 해주는 지인들 덕분에

인복이 많아 감사하다 생각합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잊고 살아가다

한 번씩 저를 살려주는 저만의 단단한 사회적 지지체계.


어제는 서울시민대학 3회차 강의 중

마지막 차시 강의를 다녀왔어요.


강의 준비하며 새롭게 배우기도,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되나,

반성하기도 하고,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우는 시간들..


강의 후 많은 분들이

너무나 선물 같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수업 시간에도 저를 울리는

각자의 삶에 대한 말씀을 잔잔히 나눠주시며

편안하게 마음을 내어 놓으셨던 분들.


너와는 다르게 살아온 삶이

너의 최고의 스승이라는 말이 참 많이 와 닿았던 시간.


한 말씀 한 말씀을

모두 마음에 담아 고이 간직해야지~ 생각하며

마무리하던 찰나,

감사한 피드백 들을 주셨어요.


“ 책상 위에 놓은 마음을 담은 병을 볼 때마다

선생님이 생각날 것 같아요”

“ 저는 늘 제 모습이 마음에 안 들고 미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저도 그림책 테라피스트가 되고 싶어요.

어떤 공부를 하면 되는지 알 수 있나요?”

“ 그림책 선정은 어떻게 하시나요? 책이 너무 좋아요”

“ 낭독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그림책 읽어주시는 것 만으로도 너무 감동이에요”

“ 캠핑카를 끌고 전국을 다니며

수업 하는 동안 나눈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요”


그 자리에서는 감사하며 인연이 된다면 또 뵈어요,

담백하게 인사를 드렸으나

뒤돌아 서서 참여하신 스물 세 분의 얼굴을 떠올려 보며

엉엉 눈물을 쏟았습니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듣는 다는 것,

그것 또한 너무 감사하며 특별한 경험!

그리고 이렇게 놓아졌음에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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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이지 않는 나,

움직이지 않는 세상.


통통통

다시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건,

내 마음속 가끔의 나의 모습들. ”



어느 순간,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움직여야겠다 다짐도 해보지만

마음에 상처를 깊이 입어서, 삶에 치여서,

이런저런 이유로

‘나의 세상’ 이 더더욱 좁아지는 날들이 있어요.


그런데 생각해봅니다.

테이블 앞에 놓인 세상이

내가 아는 세상의 전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몇 명,

좋아하는 물건 몇 개,

나를 둘러싼 반경 10m가

내가 사는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며 살지 말아야겠다고...


그때마다 다시 저를 움직이게 하는 건,

특정한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많은 경험들..

그러니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게 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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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다시 걸어가.

점점 빠르게,

점점 느리게.

나의 리듬으로. ”


두려울 때가 있어요.

나이 먹는 게 두렵고,

가진 걸 모두 잃게 될까 두렵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까 두렵고,

나의 삶이 지루해져 지루한 사람이 될까 두렵고,

두렵고.. 두렵고..........두렵고...........


하지만 그 안에서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나 자신입니다.

삶이라는 여정의 유일한 동력은 오로지 ‘나’!! 그리고..


얼마 전,

누군 가가 보내준 톡 메세지 한 문장이

제 마음에 꽂힙니다.


“언제든 와”

난 살면서 누군가에게 그런 얘기를 해본 적이 있었나.


“언제든 와.”


맞다,,,,

언제든 오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해봅니다.


자, 이제 저는

늘 불안하고

끝없는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 계속되는 삶 속에서

뚜벅뚜벅 다시 걸어가야겠습니다.


어제의 여운을 가득 담아,

그리고 언제든 오라는

환대의 말로 꽉 채워졌으니까요.


때로는 점점 빠르게,

때로는 점점 느리게

그렇게 나의 리듬으로

다시 한번 나아갑니다.


나와는 다르게 살아온 모든 이의 삶이

나의 최고의 스승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기며...


" 살면서

여러분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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