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바랐던 걸까?
드디어 점수가 나왔다. 드디어? 나는 점수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었나?
아무튼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점수를 깠다. 제발, 700 이하의 눈물 나는 점수는 아니길 바라면서도 혹시나, 900이 넘지는 않을까 하는 기분으로 보았다. 점수를 보고 실망보다 안도가 더 컸던 걸 생각하면 어쩌면 나는 이것보다 더 점수가 낮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절대 만족할 수 없는 점수라서... 나는 결국 다시 토익을 쳐야 한다.
친구가 내 점수를 보고 "나도 공부 안 하고 대충 쳤을 때 그 정도 점수 나왔어"라고 대답했다. 그럼 내가 공부했는데도 이 성적이 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절망감이 살짝 스쳤다가, 내가 '토익'을 공부한 건 아니지 않나 살짝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냥 내가 한 일이라곤 기출문제 몇 세트 푼 게 전부여서, 토익을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유형을 따져가며 어떻게 문제 풀지 방법을 학습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훅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나는 토익 공부를 하지 않은 셈이기는 하다. 그냥 토익이 이런 시험이라는 것만 간신히 익히고 간 수준이지.
헷갈린다. 이것도 내가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굳이 덧붙이는 말들에 불과한가?
딱히 '공부 안 했는데 이 정도 점수 나왔어요^^'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생각은 아니다.
토익 접수 다시 할 생각에 벌써부터 피곤하다. 시험비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