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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Aug 07. 2018

#068 눈썹 -1986년

박준

엄마는 한동안
머리에 수건을
뒤집어쓰고 다녔다

빛이 잘 안 드는 날에도
이마까지 수건으로 꽁꽁 싸매었다

봄날 아침
일찍 수색에 나가
목욕도 오래 하고

화교 주방장이
새로 왔다는 반점(飯店)에서
우동을 한 그릇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우연히 들른 미용실에서
눈썹 문신을 한 것이 탈이었다

아버지는 그날 저녁
엄마가 이마에 지리산을 그리고 왔다며
밥상을 엎으셨다

어린 누나와 내가
노루처럼
방방 뛰어다녔다

#1일1시 #100lab


뜬금없이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 가고 싶어짐. 귀여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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