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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Chive Sep 29. 2018

공무원 시험, 필기편 13. 행정학

     저번 주는 추석의 여파로 인해 본의 아니게 글을 제때 올리지 못했습니다.(죄송합니다.) 합격한 후 처음으로 친척들이 만나는 자리라 생각보다 저한테 쏠리는 관심이 많더군요. 사실은 올해도 순진하게 매년 그래 왔듯 그냥 그렇게 지나가지 않을까 싶어서 다음 주에는 글이 안 올라온다는 말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불과 2월 구정 때만 해도 저는 언제나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었던 사람 중 하나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갑자기 대우가 달라지는 느낌도 들고, 또 처음으로 연휴에 '바쁘다' 싶은 느낌도 들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추석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여러분도 내년에는 이렇게 되실 거고, 이렇게 되셨으면 한다는 말씀드리고 싶네요.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볼 과목은 행정학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 사이에서 case by case가 가장 심하게 보이는 과목입니다. 어떤 분들은 정말 잘 맞아서 진도도 술술 나가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어려워서 긴 시간을 투자해도 길이 안 보여 결국에는 억지로 외우게 되시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글의 포인트를 '행정학과 나는 잘 맞는 사람인가?(선택과목을 아직 정하지 않은 분들을 위하여) 만약 맞지 않는 과목이라면, 행정학과 안 맞던 분들은 도대체 이걸 어떻게 풀어나갔을까?'로 잡고 글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1. 어떤 사람이 행정학과 잘 맞을까?

   행정학을 잘 하는 타입의 사람들은 약간 공통점 같은 것이 있습니다. 두루뭉술한 것을 좋아하고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이야기를 듣는 데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행정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보통 논리적으로 딱딱 끊어지고, 명쾌한 해답을 찾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행정학의 베이스는 미국의 경영학에서 나왔기에 (그래서 행정학을 영어로 옮기면 Public Administration이라고 쓰죠.) 가끔 논리적인 머리도 필요합니다만, 전체적으로 과목의 느낌이 딱딱 끊어지면서 '~~~ 은 ~~~ 이다.'라는 느낌보다는 '~~ 는 ~~~ 한 의의가 있고 그 한계점에는 ~~~ 이 있으며......'라는 느낌이 강한 학문입니다. 어쩌면 모든 '~~ 학(學)'자 돌림의 과목이 다 그런 것도 같습니다. 정 반대 느낌의 과목으로는 대부분의 법 과목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통 행정학을 잘한다고 행정법을 잘 하는 것이 아니고, 행정법을 잘 한다고 행정학을 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알고 있으면 서로서로 도움을 줄 때가 있긴 하지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본적인 베이스가 머리 속에 있는 분들이 행정학을 잘 하십니다. 이 말은 행정학과 공부를 하시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가끔 보면 행정학과를 나왔는데도 공무원 행정학에 서툰 분들이 계십니다. 이 분들이 공부를 안 해서가 아니라, 대학교에서 공부했던 행정학은 행정학개론, 정책학원론, 조직 관리론 등 공무원 행정학 교재의 한 단원에 해당하는 분량을 한 학기 동안 아주 자세히 배우는 학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무원 행정학은 4학년 1학기 내내 배운 내용을 불과 2달 만에 1회독을 해야 하는 아주 빡빡한 커리큘럼이니 막상 공부할 때 매우 헤매는 경우가 있으십니다. 오히려 많이 배운 것이 독이 되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제가 말하는 베이스는 무엇인가? 기본적인 인문학적 배경 지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면, 사회학이나 심리학 같은 것을 배우다 보면, 마슬로우의 욕구계층이론 이라든지, 뭐 각종 리더십 이론이라든지 기타 등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냥 그런 내용을 어렴풋이 갖고만 있어도 행정학을 배울 때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2. 사람들은 왜 행정학을 많이 선택할까? 

    이런 case by case가 심한 행정학이라도, 사회와 더불어 공무원 선택과목 중에 가장 많은 분들이 선택을 하십니다. 이유는 크게 3가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직렬을 선택할 기준이 넓어지고, 조정점수가 너그러운 편이며, 시험시간을 줄이기 쉬운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잠깐 시간이 되시는 초시생분들은, 제가 써놓은 '공무원 시험 필기편, 1. 선택과목' 편을 보시든 검색을 하시든지 해서 각 직렬마다 원하는 선택과목이 뭔지 한번 보셨으면 합니다. 아마도 사회, 행정학 혹은 행정학, 행정법 조합으로 가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게 많은 분들이 행정학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로 체크하실 것은, 17년/18년 행정학 조정점수 환산표와 17/18년의 다른 과목 조정점수를 비교해 보시는 겁니다. 극단적인 예지만, 17년도 사회와 행정학을 보면, 같은 80점을 받더라도 행정학 선택자는 62.33점, 사회 선택자는 58.13점의 점수를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은 0.01점 차이로도 떨어지는 아주 냉정한 시험이기 때문에 조정점수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 체크하실 것은, 실제로 시험을 봤을 때 소모되는 시간입니다. 보통 공시 막바지에 합격권에 있는 사람이라면, 행정학 모의고사를 거의 10분 안짝으로 풀어냅니다. 보통 사회라면, 계산이 있어서 정말 컨디션이 좋은 경우가 아닌 이상, 10분은 무조건 걸리는데 반해서 행정학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쓰기 좋은 과목입니다. 이 시간을 국어/영어로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행정학 공부 지름길 _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제 그 방대한 양의 행정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행정학은 1회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용이 어렵고 생소하여 이해가 되지 않아 총론/정책 파트에서 뒤로 넘어가지 못하고 계속 헤매는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 부분을 계속 파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내용을 한번 파악하고 다시 돌아와서 공부하는 것이 보다 수월합니다.  예전에도 한번 말씀드린 '수험 완벽주의 병'에 빠지기 쉬운 과목이 행정학입니다. 불안하시겠지만, 안되면 당장은 건너뛰세요. 행정학의 경우, 앞뒤 개념이 서로 연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마지막 단원까지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2회독을 할 때 키워드를 뽑아내는 것이 공부를 하는 지름길입니다. 행정학은 암기과목이다 보니, 어떤 개념에 대한 설명에서 중요한 키워드를 살짝 바꾸어 선택지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공부를 한다면, 빠르게 점수를 높일 수 있습니다.  키워드를 뽑아내는 데는 기출문제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기출문제를 보다 보면 해당 개념을 물을 때 빈출 되는 지문들이 있습니다. 보통 한 개념의 반대되는 개념이나, 이론이라면 그와 함께 비교될 만한 다른 이론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 지문에서 키워드를 뽑아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틀린 지문을 어떻게 쓰면 맞게 쓸 수 있는가에 더 집중을 해야 합니다. 4개 보기가 있다면, 그 하나하나를 ox문제라 생각하며 풀어야 합니다.


     보통, 행정학의 경우 기출문제 강의는 수강하지 않습니다. 제가 취재한 11명이 공통으로 기출강의를 듣지 않았다고 답한 유일한 과목이 행정학입니다. 물론, 언제나 말씀드리듯 이게 여러분 개인 개인에게 딱 맞는 정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혼자 문제를 풀고 확인하며 본인에게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찾아내는 방향으로 공부하는 것이 행정학에서는 특히나 더 효율적입니다. 사람마다 취약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그 많은 양의 기출문제를 풀이하는 강의는 다소 시간 낭비라는 면이 있습니다. 강의 듣는 시간을 아끼고 기출문제를 더 많이 반복하는 것에 중점을 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위에 말한 보기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작업을 보통 2~3회 정도 하시게 될 텐데, 이렇게 해야 그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문제가 자주 바꾸는 키워드가 보입니다. 그것들을 기본서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하고 다음 회독을 할 때는 그것을 중점적으로 공부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공부한다면 그 방대한 행정학 개념이 조금씩 축약이 되고, 구조화가 되어 여러분의 머리로 들어갑니다.  



4. 행정학 점수 굳히기 _ 회독하자 

     이 작업이 끝나갈 때쯤, 여러분의 행정학 점수는 아마 가장 고점을 찍을 겁니다. 문제는 '시험 때'가 아니라 '그때쯤'이라는 점입니다. 즉, 시험을 볼 때가 행정학 실력의 전성기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거기다가 시험 직전에는 국어/영어/국사 기본 3과목 때문에 행정학을 공부할 시간이 모자랍니다. 고로, 사실 행정학은 공부하는 과목 자체를 공부하는 시간만큼 '그 기억을 유지시키는 작업'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앞서 이야기한 키워드를 뽑는 과정이 끝났다면, 그다음은 회독입니다. 이제 회독하면 귀에 딱지가 앉으시겠지만, 그래도 기억을 되살리는데 반복만한 것이 없기는 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희소식, 적어도 행정학은 여러분이 회독의 종류를 고르실 수 있습니다. 기출문제와 기본서 중에 회독할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다른 과목에 비하여 행정학의 경우 그 기본서가 그간 출제되었던 문제의 지문을 근간으로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행정학과에서는 4년 동안 배우는 과목이기에, 사실 이걸 20문제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합니다.(행정학과 출신 7급 합격자 曰) 그러다 보니 다른 과목은 기본서가 있고 문제가 만들어졌다면, 행정학은 출제된 문제가 있고 기본서는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따라서 기본서를 회독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기출문제를 회독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회독을 하시다가, 1~2월 시험 막바지가 되면, 아마 많은 분들이 그래도 불안하니, 기본서를 전체적으로 훑고 싶으실 겁니다. 그럴 때는 방대한 기본서를 활용하기보다는 압축 기본서와 본인이 정리한 노트를 통해 회독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7급은 제외, 7급은 기본서 그래도 빠르게 한번 훑으셔야 한다고 합니다.) 압축 기본서에 나와 있는 OX문제를 굉장히 많이 회독하고 그 안에서도 키워드를 먼저 뽑아내고 틀린 문제는 따로 표시해두고 끊임없이 반복하시면 됩니다. 남은 시간은 기본 3과목에 더 집중해 주세요.


     이렇게 기본서, 기출, 동형을 수없이 반복하더라도 끝까지 머리에 남지 않는 개념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만의 오답/약점 노트(단권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모든 과목 마지막에는 이 작업을 늘 말씀드리게 됩니다. 특히나 암기과목이라면 더더욱 필요합니다. 자신만의 암기법이나 헷갈리는 키워드를 따로 정리하여 시험 직전에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해야 합니다.


      이제 또 9월이 가고, 10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 추석은 아마 그리 기쁘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내년 9월에는 책상 앞이 아닌 가족과 함께하는 밥상 앞에서 보낼 여러분을 상상하며 10월 한 달도 파이팅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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