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바로 행정법 공부법입니다. 사실 행정법은 저한테는 아픈 손가락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 매일 하는 10인 인터뷰를 도와주던 친구들은 표정으로 '니가? 행정법을?'이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왜냐하면 제가 2016년 시험을 준비하며 맨 처음 선택과목을 행정법과 사회로 선택했다가 2년 뒤에 행정학과 사회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저번에 행정학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행정법의 과목 성격이 '~~은 ~~이다' 식으로 딱딱 끊기는 과목이었고, 그런 과목들이 저랑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현재 승진시험 때문에 비슷한 법률 과목인 형법/형소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검찰직은 나중에 8급 승진자격시험에 형/형소법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핑계기는 한데, 아무튼 그때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얘기보다는 오히려 저와 반대로, 행정학이 안 맞아서 행정법으로 바꾼 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음에도 만점을 받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려고 합니다. (9,7급 통합)
처음엔 행정법도 행정학만큼이나 시험 당일에 10분 내로 문제 풀이가 가능하면서 조정점수가 비교적 높게 형성되는 과목이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반에 있던 수험생들보다 2개월이나 늦게 시작했지만, 단기간에 가장 크게 점수를 끌어올린 과목이며, 수험 마지막 순간까지 '그래도 행정법은 내가 어디서 꿀리지 않아.'라는 자신감을 주던 효자 과목이었습니다. (셋 모두 법대생 아님, 법률 베이스도 노 베이스)
모든 공무원 시험 과목의 커리큘럼을 보면 기본강의 - 심화강의 - 기출문제 - 동형모고 - 파이널 그리고 몇 개의 특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시간이 없는 분들이라도 꼭 챙기셔야 할 것은 기본, 심화 강의-기출문제입니다. (사실 이거는 제가 다른 과목에서도 늘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만고불변의 진리이죠.) 기본서와 기본강의는 항상 챙기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기본을 다지지 않는다면 점수를 올리는 데에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행정법은 대부분 수험생에게 매우 생소한 법 과목입니다. 학설, 용어, 판례 등 과목의 대부분이 스스로 공부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강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다음은 기출문제입니다. 행정법이라는 과목은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자면 기출문제에 나온 지문만 다 외우더라도 80점, 85점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과목입니다. 기본서도 기출지문을 중점적으로 구성이 되어있지만, 행정법 기출문제 책을 조금만 살펴보더라도 지문이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법 과목의 특징 상, 단어 하나하나에 민감한 과목이다 보니, 아무래도 지문을 꼬아 내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판례들은 판결문으로 존재하기에 더더욱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즉, 억지로 외우려 하지 않아도 기출문제를 풀다 보면 빈출지문들은 저절로 외워진다는 것입니다. 4개의 지문 중 옳은 것, 옳지 않은 것 2개씩만 걸러낼 수 있어도 이 공무원 행정법 시험이 객관식인 이상, 상당히 쉬워지는 상황이 됩니다. 그만큼 기출문제 지문은 행정법 공부의 핵심 엑기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행정법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서를 토대로 충분히 이해하고 숙지한 후, 기출문제를 통해 기본서를 회독하는 효과를 얻어 점수를 높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과목도 마찬 가지겠지만, 무엇을 어떻게 회독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기본서 단계에서는 중요 판례 및 학설은 반드시 암기해야 합니다. 이를 외울 때 키워드와 마지막 서술어를 집중해서 암기합니다. 기본서에 있는 지문으로 예를 들어드리면,
[과징금은 일의적으로 확정 부과 관청이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추후에 부과금 산정 기준이 되는 새로운 자료가 나올 경우에는 과징금액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유보한다든지, 실제로 추후에 새로운 자료가 나왔다고 하여 새로운 부과처분을 할 수는 없다]
이렇게 빨간 부분만을 키워드로 기억하고 암기했습니다. 사실 중간이 내용은 기본강의를 들으며 그 판례가 나오게 된 근거이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시험에 가서는 모든 지문을 읽고 풀기보다는 '지문의 핵심 키워드 + ~할 수 있다/없다'를 세트로 기억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음으로 기출문제 지문을 회독하는 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첫 번째로 기출문제를 풀 때는 노트나 포스트잇에 문제를 풀어 책을 깨끗하게 보며 1회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2회독에는 문제를 풀되 답은 체크하지 않고 지문 옆에 ○,×,△를 표시하여 다시 봐야 할 지문을 걸러내는 작업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3회독에는 책에 직접 문제를 풀며 다시 봐도 모르겠는 지문들을 걸러내 기본서에 형광펜이나 빨간 펜으로 표시하여 마지막 기본서 회독을 할 때 눈여겨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거 인터뷰하다가 개인적으로 참 좋은 방법이다 생각해서 넣어봤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기출문제를 3 회독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여러 지문들이 반복되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10회독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출문제를 풀며 모르겠는 지문은 기본서에 표시하기도 했지만, 따로 맹점 노트를 만들어 특히나 기억이 나지 않는 지문들을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입실 직전에 하는 데 이용했습니다. (이것도 결국 일종의 단권화 과정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모의고사를 푸는 단계쯤에서는, 앞선 기본서, 기출문제는 단원별로 문제가 구성되어 있어서 순서대로 지문을 확인하기 때문에 학습하면서 이제 다 암기했다고 오만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때 모의고사를 한번 강의는 안 듣더라도 풀어보셔야 그것이 착각임을 깨닫게 됩니다. 동형모의고사는 전 단원의 내용을 20문제로 구성해 놓은 것이고, 최신판례까지 수록되어있어 기출문제보다 난도가 있으며,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필수냐고 물으신다면 딱 부러지게 '네'라고 할 수 없지만, 동형모의고사를 통해 암기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형모의고사에서 틀린 지문들도 기본서에 단권화 작업을 하였고 더하여 스터디 플래너에 적어두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읽으며 눈으로 복습했습니다.
행정법도 암기과목인 만큼 지속적으로 회독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많은 수험생이 놓치고 가는 부분이 바로 최신판례들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출문제 지문을 회독하는 방법으로 80점, 85점까지는 비교적 쉽게 도달했으나 그 이후에 95점, 100점으로 점수를 올리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이를 해결한 방법은 최신 판례와 개정 조문을 챙긴 것입니다. 마지막 퍼즐 조각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행정법이 공부하기 까다로운 이유를 굳이 꼽자면 최신판례에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판례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중 어떤 것이 시험에 나올 것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사실 그렇죠, 요즘 형/형소법 공부하고 있는 저도 느끼는 부분입니다. 추록을 가장 잘 챙겨야 하는 것이 이 법 과목들의 특징인 듯합니다.) 더군다나 수험생 입장으로서는 그것을 다 정리할 여력이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강사님들은 3월 초 경에 최신판례 및 파이널 특강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그간 빈출 되었던 지문들은 대부분 수험생이 잘 암기하고 있는 것을 출제자들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과목에 비해 행정법을 선택하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조정점수를 좋게 가져가게 하기 위해서는 변별력 있는 문제의 출제가 필요하고 그것이 바로 최신판례에서 출제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합격을 위한 90점 이상의 점수를 위해서는 최신 판례도 반드시 챙겨야 할 부분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신 판례라고 더 어렵거나 한 것이 아니라 그간 기출에 나오지 않아 수험생 입장으로 다소 생소하게 보이는 지문일 뿐입니다.
이렇게 행정학까지 9급을 기준으로 가장 정석적인 5과목에 대해서 필기편을 마쳤습니다. 과학, 수학, 사회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과목 자체가 쉽기도 하고, 이미 고등학생 때 배우신 경험이 있으셔서, 크게 다루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나중에 혹시라고 메일로 많은 분들이 청해 주시면 (lunamin28@gmail.com) 그때 한번 다뤄 보려고 합니다.
어느새 구독자 수가 200을 넘어섰습니다. 구독자 수 100일 때는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제는 네이버 메일, g-mail도 이젠 제법 질문다운 질문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반은 혼자 공부하던 때의 막막함을 생각하며 비슷한 자리에서 노력하고 계실 분들을 위해, 그리고 반은 취미로 생각 없이 쓰던 글에 구독이라니.... 감사합니다.
이제 남은 글들은,
- 공무원 시험, 필기편 15. 1~2월
- 공무원 시험, 필기편 16. 3~5월
- 공무원 시험, 필기편 17. 필기시험 하루 전, 챙겨야 할 것들
- 공무원 시험, 필기편 18. 필기시험 당일을 위한 백신
- 공무원 시험, 면접편 1. 면접 Fact Check
- 공무원 시험, 면접편 2. 면접 준비 과정
- 공무원 시험, 면접편 3. 촌놈이의 면접 후기
- Epilogue. Beginning of the End
이렇게 6편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주로 여러분이 내년에 겪으실 일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이 글을 보실 분들이 수험생이라는 가정 하에, 도움이 되려면 글이 여러분의 스케줄보다 빠르게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숨 가쁘게 달렸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제가 글을 잘 못 쓰는 건지 몰라도. 이미 발행된 글들을 보면 비문도 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장도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인터뷰를 할 친구들도 수습이다 뭐다 하는 바람에 원활하게 글 재료가 들어오지 않는 측면도 합하여, 정비도 할 겸 10월~12월까지는 글을 조금 여유 있게 쓰려고 합니다. 메일로 받는 다른 Q&A는 그대로 하려 합니다. 그러나 글 자체는 이제 격주가 될 수도 있고, 3주에 한번 올라올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합니다. 최대한 그래도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짬이 날 때마다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항상 어딘가에서 오늘도 책상 앞에 계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