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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Chive Nov 10. 2018

공무원 시험, 면접편 1. 면접 fact check

9급 공무원 시험, 도대체 뭐가 맞는 말일까?

     필기편까지 다 보시고 지금 이 글까지 보시는 분들은, 필기시험을 합격했거나, 혹은 적어도 공단기나 기타 학원의 모의예측에서 합격권으로 나온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축하드립니다. 적어도 가장 큰 산을 넘으셨군요. 이때쯤이면 이제 슬슬 주위에서는 '벌써 시험에 합격한 것 마냥' 여러분에게 축하를 해주실 겁니다. 여러분의 속도 모르고 말이죠. 특히나 커트라인으로 합격한 분들은 특히나 그럴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가직은 면접으로 뒤집을 수 있는 경우가 있으니, 힘내시고, 주변의 호들갑에 말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부터 이 글의 마지막 파트, 면접에 대해서 간단하지만 알차게 써보려고 합니다. 아마도 여러모로 궁금한 것이 많으실 겁니다. 언제부터 도대체 면접을 준비해야 하고, 어느 정도로 준비해야 하며,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를 좀 속 시원하게 써 놓은 후기/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 첫번째, 가장 많이 물으시는 질문들에 대한 fact check를 먼저 하려고 합니다.  



1. 왜 사람마다, 학원들마다 하는 이야기가 다른 걸까?

크게 저는 3가지 정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 인혁처에서 필기와는 다르게 면접문제는 원칙적으로 '비공개'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정확하게 문제가 뭐였는지를 다들 모른다. 시험을 본 사람들끼리도 시험장 나와서 문제 얘기를 하다보면 문제가 똑같았음에도 디테일하게 얘기를 하다보면 다 다른 이야기를 한다. 또한 다른 학원 강사들도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내기 때문에 그 다음 해에도 면접에서 정작 기출되는 문제와는 동떨어진 괴상한 문제가 판을 친다.


b. 면접은 어쨌든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모든 면접이 그렇지만, 면접이라는 시험 자체가 '객관적'이라는 말에 가깝기는 힘들다. 지원자도, 면접관님도 다 다르다. 어떤 지원자는 예민할 수도 있고, 어떤 지원자는 둔감할 수도 있다. 면접관님들도 면접 조가 보통 3자리 수까지 있으니 대충 계산해도 '1ㅁㅁ 조X 2명(인혁처, 자기 지원 직렬 각 1명)' 이니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명은 넘는 면접관님들이 계신다. 거기다가 각 조에 열 몇명이 들어가게 되기 때문에, 1번 지원자가 들어갈 때의 면접관님의 체력과 마지막 번대의 지원자가 들어갈 때의 면접관님의 체력도 다르다. 그러다보니 같은 면접관에게 시험을 봐도, 누구는 디테일한 질문을 받고, 누군가는 굉장히 무난하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러다 보니, 운이 작용한다는 항의가 있어, 몇 년 전부터 중요한 질문들은 인사혁신처에서 정해준다. 허나 여전히, 그리고 아마 이후로도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c. 일단 모니터에 합격 표시가 뜨면 자유를 만끽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여행이든 뭐든 하고나서 보면 면접에 대한 기억이 아무래도 필기에 비해 선명하지가 않다. 거기다가 필기시험은 기본 1년을 준비한다면, 면접같은 경우, 1달 남짓한 시간만 준비한다. 그러다보니 부정확한 글들이 많다. 


2. 단정한 '평상복 옷차림'?

     작년도 국가직 9급의 공고문입니다. 쭉 읽다가 보면 수험생을 당황하게 하는 글귀가 있습니다. "본인의 역량을 편하게 발휘할 수 있는 단정한 '평상복 옷차림'" 이라는 글귀인데요. 정말로 평상복이라고? 뭐지 이건? 당황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면접용 정장이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우리가 역량을 편하게 발휘할 수 있는 옷이라면 트레이닝복이겠지만, 설마 그걸 입으실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사실 무게를 두고 봐야 하는 단어는 '단정한'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예를 들어, 조금 튀고 싶어서 도박성 전략으로 개량한복을 입고 오신다든지, 무용과셨던 분들 중에 자기가 무대에 섰던 옷을 입고 오신다든지 등등 정말 '우수'가 필요해서 하는 것들이 아니고서야 굳이 튀게 입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3. 압박면접?

     가끔가다 커뮤니티에 도는 이른바 '공무원 면접후기'에서는 질문이 날카로워서, 압박을 많이 느꼈다는 후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면접도 몇 번정도 봤던 저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생각보다 면접관님들 쿨하신데?' 라고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애초에 기업 면접과 공무원 면접은 성격이 다릅니다. 기업 면접은 괜찮은 사람을 '뽑는다'에 무게를 둔다면, 공무원 시험은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붙이고, 자질이 없는 사람을 '걸러낸다'에 무게를 두는 시험입니다. 한 마디로 굳이 옥석을 가리려고 치열하게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습니다. 있는 질문만 놓고도 걸러질 사람들은 다 걸러집니다. 제가 앞에서 독특한 옷이 '도박성 전략'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시면 됩니다. 면접관님들도 평범하면 그냥 넘어가는 시험에서 굳이 응시자 본인이 '특별함'을 내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면접관님들은 면접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여러분의 선배님들이 되실 '공무원'이십니다. 거기다가 국가직은 블라인드 면접이기 때문에, 본인이 입을 열지 않는 이상 면접관님들은 여러분의 이름과 응시번호 밖에 모르십니다. 압박면접을 하려고 해도 압박할 자료가 없으십니다. 보통 압박을 느꼈다는 분들에게 보이는 그 압박감의 원인은, 본인이 본인 경험을 얘기할 때 경험을 부풀리거나, 잘 알지도 못하는데 면접 때문에 잠깐 공부했던 약간 전문적인 내용을 본인이 얘기를 하는 바람에 질문이 더 깊게 들어와서 낭패를 보는 경우입니다.


4. 특수직렬에서 자기 직렬에 대한 공부는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할까?

     간단하게 대답하면, '기출되었던 것 위주로, 기본 소양 위주로' 라고 답을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봤던 '검찰직'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도 굉장히 이 부분에서 애를 먹었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사회','행정학'을 봤던 응시생인데 저랑 같이 볼 친구들은 경찰을 같이 공부하면서 '형법','형소법' 을 했던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보니, 무슨 형법을 60시간 짜리 강의를 듣는다는 둥, 뭐 이틀 밤을 새서 마스터 해야 한다는 둥 지방직 필기도 준비해야 하는 제 입장으로는 말도 안된다 싶은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전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린다' 마인드로 준비했습니다. 면접 학원(저는 피티윤 출신) 작은 책자(여기에 기출과 기타 등등이 다 들어있습니다.)와, 사회에서 배우는 형법/형소법 파트, 이렇게 딱 두 부분에만 신경을 썻습니다. 이렇게 해도 합격에 지장이 없습니다. 특히나 올해 시험의 경우 질문들이 거의 기본소양 선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긴급피난'과 '정당방위' 차이를 물으셨던 분들도 있고, 심지어 저같은 경우 형법을 묻지도 않으셨죠. 상황형에서 형법을 쓸 수도 있고, 어차피 나중에는 형법/형소법을 공부를 하긴 해야 하니 공부하신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적어도 그게 '면접준비'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이번에 준비한 면접 준비에 대한 첫 글이자,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들의 정리였습니다. 다음주 부터 저는 연수원에 들어갑니다. 저는 2차 연수원이라 늦게 가는 편입니다. 보통 1차 연수원이신 분들은 이때 쯤에 연수가 종료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무원 수습일지'라는 메거진을 준비중인데, 거기서 또 얘기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애초에 이 글을 연수원 들어가기 전에는 끝내야지 하고 시작을 했는데, 결국 연수원을 먼저 들어가 버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끝내, 연말에는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미세먼지와 우중충한 날씨가 몸을 무겁게 해도 오늘도 책상 앞에 서 계실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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