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연초 목표였던 24권에서 조금 못 미치지만 21권의 책(정확히 말하면 22권의 책)을 읽었다. 2021년을 마감하면서 정리를 해본다. 일단, 올해도 최대한 문학을 피하고자 했지만, 문학을 어떻게 피하기는 힘든듯하다. 요즘은 어떤 책이든 대놓고 장르를 딱 자르기가 어렵지만 (이번에 읽은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야기의 탄생'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실용서: 2권, 경제: 1권, 수필: 6권, 시: 3권, 과학: 3권, 소설: 6권 (기타 : 1권- 참을 수 없는~)
정도 읽은 것 같다. 내년에도 꾸준히 안 읽던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꾸준히 비중을 늘려야 할 것 같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여전히 나에게 고전이라든지, 명저라고 나오는 책들이라든지 그런 것은 아직은 어려운 것 같다. 그런 책들 중에 대표적인 책이 바로 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제목도 많이 들어봤지만 막상 읽어본 적이 없어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샀지만, 읽을수록 길을 잃는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이야기가 순행적으로 흘러가지 않고, 흐름을 빈번히 바꾸어 입체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중간중간 작가가 상황과 인물을 조감하며 평가하는 부분이 섞여 집중이 안된다. 심지어 나는 책 읽는 시간이 대부분 출퇴근 지하철이다. 정말 읽기가 힘들었다.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그냥 이 책을 보면 이 이야기는 단순히 사랑과 전쟁같은 막장 사랑 이야기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저히 이 책은 읽었다고 인정하고 싶지가 않아서 올해 리뷰는 22권이 아니라 21권으로 마쳤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키치의 개념이라든지,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한 고찰이라든지 그런 부분을 깊게 사유할 시간과 여유가 될 때 다시 읽고 싶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음에도, 아쉽게도 가장 이해도는 떨어진 책이다.) 적어도 이 책은 지하철이 아니라, 방에서 각 잡고 읽어야 할 것 같다.
어느 직업이든 사무직 계열이라면, '글'이라는 것은 피해 갈 수 없는 평생의 숙제같다. 자신이 쓴 보고서를 자신이 보면서 문장들이 비문은 아닌데 읽으면 읽을수록 묘하게 '구리다' 싶을 때가 있다. 대부분 내용은 다 들어있는데 묘하게 읽기 힘든 보고서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내가 만약 지금 그런 보고서를 쓰고 있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 책 리뷰에서 밝혔듯, 나 역시 이 책을 만난 후로 보고서 쓰는 데에 걸린 시간이 비약적으로 줄었고, 보고서의 질도 굉장히 좋아졌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번 코로나 사태를 지나며 몇 번이나 다시 찾게 되는 책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에 대해서 정말 잘 표현한 책이다.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오길 바라던 마음에서 이제는 그 날이 오기는 올까 하는 요즘, 참 가슴에 깊게 훅 들어온 책이다.
그 외 2021년을 함께한 21권의 책 한 권 한 권이 소중하고 귀한 내용들이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책을 통한 귀한 경험,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