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1시간, 나를 바꾸는 일상 공부 습관
올해 목표를 세우면서(=2021년 연말정산, 2022년 계획서) 2년 정도 쉬었던 공부를 시작하였다. 당연히 퇴근 후 머리는 전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고, 진도는 답답할 정도로 느렸다. 문득 머리속에 '어... 그 책 예전에 사놨는데, 어디있지?' 싶었던 책이 하나 있었다. '직장인 공부법,' 제목이 진부하기는 했지만, 나중에 어느 날 다시 공부가 하고싶어지면 참고하겠노라하고 사 놨던 책이다. 당시는 사실 공무원 시험을 붙고 채 만 1년이 되지 않았던 시기라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데다가, 통영이라는 첫 발령지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장소가 많았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나에게 홀대를 당하였고, 책꽂이행을 당했다. 지겹고 뻔한 공부에 대한 잔소리라고 느꼈다. 합격으로 인한 해방감과 남해바다의 아름다움은 '당분간 내 생에 공부는 없다'는 마음을 갖게 했다. 그렇게 책꽂이 어느 한 구석에 꽂아놨던 이 책을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 읽어보았다.
그렇게 수험생이 아닌 '직장인'의 눈으로 다시 읽어보니 너무나 공감이 가고, 내 지금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짚어주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 그때만 해도 그냥 잔소리처럼 느껴지던 이 책을 조금만 더 일찍 재발견하였으면 참 좋았을텐데 싶었다. 아래부터는 나의 문제이자,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하지않을까 싶은 고민에 대한 이 책의 답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3가지를 소개한다. 지금 공부하는 직장인이라면, 이 책의 노하우를 통해 현재 공부시간을 조금이나마 압축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김빠지게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으신 분들 있으실 거다. 모든 각오를 하고 첫 페이지를 폈던 사람들에게는 특히나 더 그럴것이고, 직장 다니면서 몇 개의 자격증을 딴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바쁘디 바쁜 현대 직장인에게 중요한 것은 고득점보다 합격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더이상 공부가 직업인 '학생'이나 '수험생'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혼자 준비중인 공인중개사 시험을 합격하려면 100점 만점에 전과목이 40점을 넘어야 하고, 전체 평균이 60점 이상이어야 한다. 물론, 고득점을 맞을 수준으로 실력이 쌓인다면, 시험장에서 마음의 여유는 생길 것이다. 우리 직장인이 보는 시험 중에도 공무원 시험 마냥 거의 100점을 찍어서 남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대평가 시험이 있기는 하지만 많지 않다. 내 첫 실수는 여기에 있었다. 옛날 수험생 때를 생각하며 모든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려는 완벽주의. 중요개념이라면 모를까 소소한 디테일들을 이해가 안된다면 애써 외면해보는 것이 좋아 보인다. 잊지말자. 우리의 목표는 고득점이 아니라, 합격이다.
사실 우리 직장인의 공부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아마 혼자사는 내가 이 정도로 시간이 없음을 느낀다면, 아마 가정이 있으신 분들은 더더욱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환경과 무기를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그외에는 답이 없다. 마른 오징어도 짜면 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도 없는 시간을 어떻게든 짜내야한다. 작가의 경우 자신의 업무 환경(몇 시부터 몇시까지 뭘 하는지)을 자기 나름대로 분석하고, 자투리 시간을 짜내서 본인이 공부하기 좋은 공간을 찾아 정리하여 시험공부를 하였다. 다행히도 나는 비교적 단순한 업무환경을 가지고 있어, 이걸 정리하기가 매우 쉬웠다. 이것을 정리하다보니, 신기하게도 업무 속도도 빨라졌다. 내가 이 시간에 뭘 하고 있는지 깨달아버린 탓에 느슨했던 업무속도가 긴장감이 생기고 활기가 돌았다. 굳이 공부가 아니더라도, 본인의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써야할까에 대한 고민은 꼭 필요한 요소임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이거는 작년, 아니 이제는 재작년이라고 말해야 할 2020년에 벌어진 일에 대한 반성이 조금 섞여 있다. 당시에 영어시험 중 가장 흔한 시험인 토익이 만료가 되어 1달을 잡고 공부를 정말 수험생 시절마냥 열심히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일단 아무리 영문과여도 시험에 전념할 수 있는 학생시절이 아님을 망각했고, 몸도 20대의 몸이 아님을 망각하여 1달 안에 이걸 끝내겠다고 마음 먹은 것부터가 화근이었다. 조금 무리를 하여 공부를 하게 되다 보니 다른 일들이 뒷전이 되었다. 업무가 밀리고, 실수가 잦아지고, 그 실수는 간혹 작긴 했지만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아마 이게 가정이 있는 사람이 이랬으면 배우자와 아이가 매우 섭섭한 지경에 이르렀을 것 같다. 실제로 주변에 결혼한 선배들 중에 대학원 다니시는 분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를 종종 듣게된다. (보통, 그러니까 결혼은 최대한 늦게하는 거라는 웃음 섞인 조언을 하신다.) 이처럼 공부로 인해 지금 가지고 있는 중요한 가치를 버릴 경우가 발생한다면, 과감히 버릴 줄도 아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우리는 어쨌든 학생들과 다르게 본업이 따로 있는 직장인이다. 시험은 나중에 준비해도 된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갈피를 못 잡고 길을 잃은 공부하는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이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암기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고, 멘탈관리적 측면에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2022년, 어떤 시험/어떤 공부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