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Chive Apr 09. 2022

부럽지가 않어, 정말?

2022년 2월 22일 장기하 신곡 부럽지가 않어

    2022년 2월 22일, 장기하의 새로운 앨범이 나왔다. 솔직히 밴드를 내려놓은 장기하가 내놓을 음악이 기대되기도 하고 우려도 했다. 그 우려는 2월 14일에 나온 이게 뭐지 싶은 곡 때문이었다.


[Official Audio] 장기하 (Chang Kiha) - 2022년2월22일 - YouTube


   이게 뭐지? 형 이거 맞아? (심지어 음원이 있다 이 곡이...) 앨범 예고편같은 싱글곡을 듣고

사실 '싸구려 커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과 맞먹는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시려고 이런 싱글을 내신건가요?


   그리고 2022년 2월 22일이 왔다. 다섯곡을 다 듣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어...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였다. '장기하가 장기하했다.' 싶었다. 여전히 이 형은 자기만의 세계를 참 잘 만든다. 그러니까 '부럽지가 않을'수밖에...


[MV] 장기하 (Chang Kiha) _ 부럽지가 않어 - YouTube


    묘한 몸동작, 우리말 특유의 높낮이와 어조, 그 위에 그냥 비트를 깔아버렸을 뿐이었다. 여기서 충격을 세게 받았다. 이게 노래인지 아는 형님이 옆에서 술주정하는 걸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작업을 할 때 말을 녹음한 뒤에 비트를 얹었다고 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말과 음악이 이렇게 한끗차이 일줄이야. 이런거는 미국 본토 흑인 형님들의 플로우에서만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우리말도 가능했다.  


    가사도 참 기가 막힌다.  어느 예능에 나와서 본인이 얘기하기를 '모든 자랑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자랑이 뭘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가사라고 하는데, 약간 '별 일 없이 산다'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그때도 뭔가 정말로 별 일 없이 사는 것이 아닌데 저렇게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이번에도 들으면 들을수록 '진짜 부럽나보다' 라는 생각이 묘하게 드는 노래다. 엄청 부럽긴한데 이를 악물고 부럽지 않다고 말하는듯한 느낌. 아마도 내가 그렇게 살고 있고, 아직도 어리다는 증거 같기도 하다. 나도 나이가 장기하처럼 40이 되면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저런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은 고민을 던져주는 노래.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 였다.   

작가의 이전글 법과 정치로 시작하여, 경제 퇴출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